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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북릉 약식종주기 (백운학)
간절한 염원은 현실로 이루어진다는 말은 올해 들어 두 번이나 체감을 하였다. 이 두 번의 체험 모두 기국이로 인해 이루어 진 것이다.



첫 번째는 지난 6월 한달 동안 우리 대∼한민국의 저력을 세상에 알린 월드컵 축구대회 때이다. 기국이가 조직위원회에 있어서 독일과의 준결승 때 붉은 앙마들의 응원 문구로 썼던 "꿈은 ★ 이루어 진다"(★표는 월드컵 우승국 표시)라는 현수막을 상암동 월드컵 메인 스타디움에서 만날 수 있었다. 기국이라는 넘(이 장면에서는 이리 부르는 게 어울림)이 없었으면 가당키나 한 일인가 말이다.



두 번째는 바로 엊그제(토요일) 일이다. 선봉이랑 영철이랑 예봉산엘 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전날 "동대문 닭 두 마리"이벤트를 마친 뒷 끝도 궁금하고 하여 전화를 하는데 대뜸 한다는 말이 밤 10시에 동대문에서 설악산 가는 버스를 타야한다는 것이다. 너는 전화만 하면 무조건 따라갈 넘이라며 같이 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는 전격성과 과단성에는 아무도 따를 사람이 없지. 암만



그래서 난 임시 집(하남)엘 들어가지도 않고 선봉이네 집을 베이스캠프로 삼아 저녁에 산행할 준비를 위해 최소한의 준비를 하고 출발 1시간 전에 선봉이를 뒤로하고 기국이를 만나러 지하철을 탔다. 약속장소인 동대문종합상가 광장에 도착하여 우리의 입맛에 맞는 산악회 버스를 골랐다. 코스는 오색∼대청봉∼중청∼끝청∼한계령이다.



그 이유는 설악산 단풍이 피크라는 시점에다 올 여름 수해를 당한 지역이라 지역주민들의 정서를 생각해서 이곳의 관광을 자제했지만 수해복구에 도움을 주는 관광을 호소하는 강원도백의 공표 때문인지 메스컴에서는 50만여명의 관광객들이 설악을 찾았다고 방방대고 있으니 산행후의 귀가길이 저어되기도 하고 기국이의 초행인 점도 고려하여 천불동, 공룡릉 방향은 포기한 것이다.



우리를 태운 백운산악회 관광버스는 동호대교를 건너 강변88도로를 타고 미사리를 지나 양평을 거쳐 한계령을 오르기 직전 휴게소에서 야간산행을 위한 랜턴이나 배터리를 준비하거나 음식보충을 하고 한계령을 넘어 오색지구 매표소 앞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한 시간이 2:30am경이다. 원래 야간입산은 금지되어 있지만 워낙 많은 등산객들이 들이닥치니 국립공원 관리공단 측도 어쩔 수가 없나보다.



수십대의 관광버스에서 내린 등산객들은 일제히 매표소 문을 들어선다. 헤드렌턴에 손전등 불빛이 어지럽다. 단풍을 만끽하기 위한 산악인들의 열망은 엘도라도를 찾아가는 개척자(?)의 그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다.



주말의 고속도로 자동차들 마냥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올라가는데 그 와중에 끼어들기 하는 놈은 여기서도 예외 없이 커다란 물줄기를 흩트리며 길이 아닌 곳으로 앞질러 가며 먼지를 피워대고 있다. 불쌍한 조밥들이다. 피난민 대열처럼 동료를 불러대는 소리에 설악의 신령은 밤잠을 포기했을 법도 하다.



그렇게 짜증난 길을 가면서도 하나의 위안이 있다. 새벽 하늘을 쳐다보는 머리위로 무수한 별들이 쏟아질 듯 하다. 저렇게 많이 별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기나 한 듯 우린 세상살이에 골몰하며 살아온 것이다. 생각은 그렇지만 서울살이는 하늘을 쳐다보아도 별 볼일이 없으니 참 딱한 일이다.



오색매표소부터 대청봉까지는 5.0km이다. 옛 대청대피소로 사용한 벙커 바로 밑까지 도착하니 희붐하게 날이 밝아진다. 바람이 불면서 금세 안개가 자욱해진다. 시계를 보니 6 : 00am이다. 3시간 반이나 걸린 것이다. 기국이를 기다리며 서 있으려니 땀도 식고, 몸이 으슬으슬 추워져 윈드스토퍼를 입으니 졸음도 오고..... 40여분을 기다리니 기국이가 올라온다. 정상에 오르니 대청봉 표지석에는 증명사진을 찍으려고 빼곡이 사람들이 서있다. 사진찍기를 싫어하는 기국이는 앞으로 자주 올건데 하며 그냥 지나친다.



허기를 면하려고 중청대피소로 내려가 500원짜리 사발면이 온수를 부어 1,500원에 팔고 있다. 기국이가 2개를 사서 바깥 식탁에 한자리 차지하고 앉았다. 그런데 물이 식어서인지 면발이 익지도 않는다. 기국이는 국물만 마시고는 정작 면은 쓰레기통 행이다. 짐을 줄이기 위해 관광차에 두고 온 보온병 생각이 간절하다. 나는 그래도 설익은 사발면을 다 먹었다.



대청봉 쪽을 돌아보았다. 대청의 윤곽이 희미하게 들어 나면서 정상 왼쪽에 해가 불끈 솟아있고 좌측능선은 빠른 흐름으로 내리달리며 화채봉과 소청쪽으로 떨어지겠지. 반대로 우측 능선은 밋밋하게 오색방향으로 흐른다. 중청대피소 뒤쪽 갈림길에서 산악회 총무가 한계령 방향을 일러준다. 끝청 안내 표지판에는 한계령까지 7.7km라고 알려준다. 앞으로 4시간정도의 여정이 우리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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