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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占 (백운도인)
모든 점쟁이는 왜 도태되거나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존재하는 것인가. 도대체 점은 미신(迷信)임에도 불구하고 왜 인류사에서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고 존재하는 것일까. 이 문제에 대해 필자가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은 두 가지다. 첫째, 점은 맞기 때문에 존재한다. 무릇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는 그 존재 이유가 있다. 마찬가지로 점이 아직도 우리생활에서 유통되는 가장 큰 이유는 맞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왜 미신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인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맞지 않으면 미신이고 사기가 된다.

이를 일러 ‘혹중(或中) 혹부중(或不中)’이라고 표현한다. 점은 그 중간 어디엔가 있다. 그렇다고 완전히 중간은 아니다. 좀더 좁혀 말한다면 맞지 않을 확률보다 맞을 확률이 조금 더 높다. 기록을 살펴보면 동양의 성인 가운데 가장 합리적 사고에 충실했던 공자(孔子)도 점의 확률을 인정한 바 있다. 1972년 중국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시의 마왕퇴(馬王堆) 고분에서 출토된 ‘백서’(帛書)를 보면 공자와 제자인 자공의 문답이 기록되어 있다. 자공이 공자에게 묻는다.
“선생님도 점이라고 하는 것을 믿습니까?”(夫子亦信其筮乎)
“믿는다. 100번을 점치면 70번이 맞는다.”(吾百占而七十當)

◇상응의 원리 - 道士는 미세한 조짐을 포착해야 한다

공자의 대답은 70% 확률이니 믿지 않을 수 없다는 말이다. 공자가 점서(占書)인‘주역’을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지도록(讀易韋編三絶) 탐독한 데도 알고 보면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70%는 고금의 점사(占事)에서 공통적인 확률이다. 사주를 봐도 대체적으로 70% 정도 맞는다고 한다. 즉, 10개 중 3개는 틀릴 수 있다는 말도 되고, 10개 중 3개는 알 수 없다는 말도 된다. ‘고스톱’의 황금률도 ‘운칠기삼’(運七技三)이다. 운이 70이고 기술이 30이라는 확률이다. 운은 운명적 요소를 지칭하고, 기술은 개인의 자유의지와 노력을 의미한다. 쉽게 말하면 운명 70, 노력 30의 비율이라는 의미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대목은 70%라는 확률이다. 어떻게 해서 7할이 맞을 수 있는가. 5할이 넘는다는 것은 우연으로만 돌릴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7할이라는 바탕에 깔린 원리는 무엇인가를 탐색해 보기로 한다. 필자는 그 원리를 3가지로 압축한다. 첫째는 상응(相應·Correspondence)의 원리며, 둘째는 반복(反復)의 원리고, 셋째는 귀신(鬼神)의 존재다.
상응의 원리란 시간(天文)·공간(地理)·존재(人事)라는 각기 다른 3차원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원리다. 그 좋은 예가 카오스(chaos) 이론이다.

현대물리학에서 말하는 카오스 이론이란 베이징(北京) 상공에 있던 한 마리의 나비 날갯짓으로 인한 파장이 캘리포니아 상공에 가서는 폭풍우로 변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카오스 이론은 혼돈 현상의 이면에 특정의 질서(cosmos)가 작동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나비의 날개 짓과 폭풍우는 전혀 무관한 차원 같아도 알고 보면 서로 관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언뜻 보기에는 혼돈 같지만 깊이 들어가 보면 상응 관계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현대 물리학자들은 설파하고 있다.

내면의 고요한 세계에 침잠 하는 것을 가리켜 삼매(三昧)라고 부른다. 불교의 ‘휴휴암좌선문’(休休庵坐禪文)을 보면 고승들은 삼매의 극치를 ‘나가대정’(那伽大定)에 들었다고 표현한다. 나가(那伽)는 큰 뱀을 지칭하는 단어다. 큰 뱀은 또아리를 틀고 가만히 있으므로 깊은 고요함의 경지에 들어갈 수 있고, 그 고요함의 극치에서 큰 지혜가 솟아난다. 비범한 지혜는 내부에서 솟아나는 것이지, 밖에서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는 관점이 깔려 있다. 그래서 고요함이 중요하다.
나가대정의 경지에 도달한 고승들은 여섯 가지 신통력을 갖춘다고 경전에 나와 있다. 누진통(漏盡通)·신족통(神足通)·타심통(他心通)·숙명통(宿命通)·천안통(天眼通)·천이통(天耳通)이 바로 그것이다.

누진통이란 정액이 나오지 않는 경지로, 성적 욕망에서 해방되었다는 징표다. 신족통이란 하룻밤에 수 천리를 갈 수 있다는 축지법이다. 타심통은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 내는 능력이다. 숙명통은 전생을 알 수 있는 능력이고, 천안통은 천리 밖에 있는 사물도 볼 수 있는 능력이다. 천이통은 하늘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능력이다. 이 여섯 가지 신통력 가운데 속세의 중생들이 관심을 갖는 가장 중요한 능력이 숙명통이다. 숙명통에 도달하면 흔히 삼생(三生)을 안다고 한다. 전생(前生)·현생(現生)·내생(來生)이 삼생이다. 과거·현재·미래를 알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반복의 원리 - 규칙적인 반복은 예측을 가능케 한다

점이 70%는 맞는다는 주장의 근거 가운데 하나는 반복의 원리다. 밤과 낮을 보자. 끊임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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