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빛이 눈부시다.
아름다운 계절이다.
베란다 창으로 들어오는 가을해가 옆으로 눕는다.
오늘은 올가을 들어 제일 쌀쌀한 날이란다.
그런지 어떤지도 못 느낀체 요즈음에 나는 꼼짝없이 집안에 갇혀서 산다.
이년여 전 교통사고로 다친 오른쪽 발이 영 아프고 불편하여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다
수술이 잘못됨을 인지하고 고심끝에 얼마전 다시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하고 입원을 하고 깁스를 하고, 등등의 힘들고 번거로움을
또 겪어야한다는 것에 갈등을 했지만 사는 날까진 아프지 않은 발로
바로 서서 걷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다.
수술전 늘 아파하는 발을, 밤이면 만져주던 남편에게 한 말도 있었다.
난 아직 이쁜 구두도 신고 싶고, 여름엔 화려한 스트립 샌들도 신고 싶단 말이야..
발이 아파 운동화만 내 신고 다니던 나의 푸념 이었다.
그렇게 될 수 있을거야.. 가 2년을 넘어 3년이 되어가는데도 은근히 괴롭게 아프며
마음도 몸도 모두 힘들게 했었다.
이쁜 구두가 문제가 아니라 운동화만을 신고 다녀도 오래 편안히 걸을 수 없는
발의 통증이 더 큰 것 이었다.
하여 아프면서 그냥저냥 내몸이 지금을 받아 들여 익숙해짐으로 살 것인가
좀 고생을 하더라도 지금보다는 나아짐을 기대하며 수술을 할 것인가
고민에 고민을 더한 끝에 수술을 했고 지금은 집안에서만 맴 도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퇴원후 경과를 보러 병원에 가는 날이면 밖의 풍경이 새삼스럽게 다가와
아름답기까지 하다.
가끔, 그날이 맨날 그날같이 느껴져 지루해 했던 나 자신을 돌아보며 오만함을
꾸짖기도 하는 시간이다.
내가 내 마음대로 내가 갈 수 있는 곳을 내 발로 뚜벅 뚜벅 걸어 다닐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나는 또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이다.
범사에 감사한다는 것을 말로만 실천했던 무지했던 나를 반성한다..
계절에 따라 가을도 저편으로 넘어 가는 길에 서 있다.
이제 겨울이 올것이고 눈도 내릴 것이다.
위험한 눈길 때문에 나이드신 어른들이 눈길 무서워 출타를 못 하신다는 말씀들이
내게도 올겨울은 해당 될 것이다.
아들애도 남편도 집을 나서며 예전 내게 남기던 말들도 달라질 것이다.
엄마, 바람 쐬러 공원에 한번 다녀와~~~
당신이 만났다던 그 고양이 당신 기다릴지도 모르니 오늘도 운동겸 산책 좀 다녀오지?!
하던 말들이,
"길 미끄러워! 엄마! 나가면 큰일나! 필요한거 있음 내게 전화 하세요!"
아들은 이럴 것이고,
"굳이 나가야 하면 아이젠을 차라구!"
남편은 이렇게 말 할것이다.
베란다로 내려다 보이는 아파트 정원도 가을을 흠뻑 안고 물들어 있다..
이가을이 풍성하고 아름답듯 모든 분들의 마음과 몸도 풍성하고 건강하시길
바래 봅니다.
2015 년 10월의 마지막 날 송 승 범 아내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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