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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유가 급락하는데 산유국들은 왜 방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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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락하는데 산유국들은 왜 방관할까?
 

국제 유가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면서 배럴당 50달러 밑에서 맴돌고 있다. 지난해 6월 108 달러에 비해 불과 반년 만에 절반 넘게 떨어졌다.

 

과거 같으면 OPEC(석유수출국기구)을 비롯한 산유국들이 유가 방어를 위해 생산량을 감축하며 대응에 나섰겠지만 지금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지난해 11월 OPEC의 생산량 감축 회의가 실패로 끝난 이후 유가하락은 계속되고 있지만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이처럼 산유국들이 고통을 감내하면서 현재의 저유가방관하고 있는 데는 그만한 속사정이 있다.

 

◈ 저유가의 원인

 

최근의 저유가는 수요와 공급 모두에 원인이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세계 경제 부진으로 소비량이 늘지 않는 것이다. 여기에 공급 측면에서 이전에 없던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석유 대체재인 '셰일유'가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선 것이다.

 

셰일유는 전통 원유와 달리 셰일층으로 불리는 암석에서 추출한 원유로 석유와 같은 성질을 가진다. 1694년 영국에서 추출법이 처음 개발됐지만 높은 생산 비용으로 경제성이 낮아 상업화되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지난 수년간 정제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게 되면서 새로운 원유 공급원으로 부상했다.

 

실제 지난 25년간 원유생산량이 줄어 오던 미국은 셰일유 생산에 힘입어 지난해 원유 생산량이 2008년의 두 배로 증가했다. 이 때문에 1970년대 오일 쇼크 이후 금지해온 석유 수출을 재개하는 방안이 논의될 정도다.

 

지난 수년간은 원유 가격 강세로 셰일유 공급에 따른 원유시장의 충격이 흡수됐다. 그러나 수요가 감소하고 가격이 급락하자 경쟁이 가열되면서 기존 시장을 지키려는 전통 산유국 OPEC과 미국 정유업체간 치킨게임식 출혈 경쟁이 시작됐고, 이는 원유 가격을 더욱 끌어내리는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OPEC은 국제 원유시장에서 셰일유의 비중 확대를 견제하고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가격 하락을 감수하고 있다. OPEC을 주도하는 사우디 석유장관은 지난해 12월 22일 "유가가 20달러든, 40달러든, 60달러든 상관없다"며 "시장 점유율을 지킬 것"이라고 공언했다.

 

셰일유에 결코 밀리지 않겠다는 것으로, 지난 수년간의 유가 강세에 힘입어 저유가에 버틸 실탄을 확보하고 있다는 자신감 표현이기도 하다. 사우디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0월 기준 2천412억 달러에 이르고, 2000년 국내총생산(GDP)의 120%였던 정부 부채는 2% 수준까지 떨어졌다. 유가 하락으로 재정 수입이 감소해도 국채 발행 등으로 버틸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사우디는 출혈 경쟁을 감수하면서 미국 정유회사들이 셰일유 생산으로 마진을 남길 수 없는 수준까지 가격을 떨어트림으로써 스스로 생산을 줄이거나 버틸 수 없게 만들고, 이를 통해 원유시장 주도권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셰일유손익분기점은 최소 50달러 중반은 넘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50달러 아래서 맴도는 현재의 유가 수준은 미국 정유 업체들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고, 일부 정유회사는 북미 셰일유전의 지분을 매각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물론, 원유 수출에 의존하는 산유국들의 고통도 미 정유 업체들 못지않게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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