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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 여사 2.

  ...




그 사람을 만났다.


아련한 추억속에 그 사람을 만난 것이다..


나름 성공한 사람이 되어있었고, 중후하고 고급스럽게 나이 먹은 모습이


자연스레 드러났다.

 


 

그렇게..그 사람과의 만남은 시작 되었다.

 

한달에 한번, 아니 두 번 세 번꼴로...

 

때로는 근사하고 조용하며 우아한 곳에서, 때론 맛집인데, 여긴 소문만이 아니라


진짜로 맛있는 집이야 하며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며 사 여사의 입과 눈을 호사 시켜 주었다.

 

 

 

그냥...행복했다.

 

사랑이 다시 온 것 같았다.


콩닥거리는 설레임은 아니었지만

 

잔잔했던 그리움이 채워지는 느낌...


만남은 늘 그러했다.
더 나아가지도 다가서지도 않는..

 

딱 그만큼의 모자란 거리에서 서로 의식 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아쉽고 모자랐으며 서러웠고, 공허했고, 이건 아무런 의미도 없는 만남이란 생각이

 

불쑥 불쑥 솟아나 사 여사의 심기를 불편케 했다.


좋은거 사줄게 골라봐... 하며 백화점을 둘러보러 가도 내쳐 나와 버린 것은 사여사 쪽이었고,

해외 출장 있어. 같이 나갈래? 해도 손사래를 치며 거절한것도 사 여사 였다.

 

드라이브를 하다가 아름다운 길이 있어 문득 내려 걸으면서 슬쩍 손을 잡으려 하면

 

슬며시 떨어져 걸은 것도 사 여사,

 

그래도 빙그시 웃고 아무렇지 않은 척 저기 먼곳을 바라보는 쪽은 늘 그 사람쪽이었다.

 

그런데 마음이 공허하고 쓸쓸한 사람은 사 여사측이라니...

 


그렇게 만남을 이어 오던중,

 

의미없는 만남이란 생각에 불이 질러지는 일이 일어났다.

 

그날도 늦은 점심을 함께하고 드라이브를 하는 중이었다.

 

구 경춘국도를 들어서며 사 여사의 가을 빛에 취한 찬탄이 나오는 순간,

 

그 사람의 전화벨이 울렸고, 알았어요.. 라는 답만을 하고 통화는 끊겼다.


차머리가 되돌려 졌고, 서울시내로 진입한 그 사람은 사 여사에게 말했다.

 

미안해요, 당신은 여기서 내려 택시 타고 가요..

 

반사적으로 사 여사는 차에서 내렸고, 그 사람의 차는 내빼듯 가버렸다.


사 여사의 손에는 사 여사의 자존심처럼 오만원짜리 지폐가 구겨져 있었다.

 

내리면서 덥석 잡은 손에 넘겨지듯 쥐어진 돈이었다. 택시값...

 

길거리에 아무렇지 않게 버려진 것 같은 사 여사.

 

무참하게 버려진 것 같은 참담함..

 

모멸감과 허탈감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아..이런거구나...

 

내사람이 아니라는 것이...전화를 해 온 사람은 말 그대로 그사람의 주인인 아내였고,

 

사 여사는 객 이었던 것이다.

 

여하튼 상할때로 상한 마음을 복수하듯 그사람의 전화와 문자 모두 수신거부를 해놓고

 

받지 않았다.

 


 

친구모임에 간 사 여사는

 

수다에, 남의 일 얘기 하듯 자기이야기를 끼워 넣었다.


사여사 까지 일곱명의 친구중 여섯명의 의견은 갈렸다.

 

내거가 아닌게 확실한데 그거 갖고 자존심이니, 그 사람속에 내존재감이 어떻다느니

 

라는 것을 따진다는 것은 오버라는 것이다.

 

말인즉 내것이 아닌 사람을 만난다면 그정도는 감수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과


그래도
이쪽을 배려했다면 잘 처리?하고 그날의 일정을 함께 잘 마무리 했어야 한다는 의견.

 

가만히 듣고만 있던 한 친구, 근데 그 여자는 그러구 들어가서도 남편을 아무렇지 않게

 

대할 수 있대? 애들은 독립적인 개체 라고 치고 부부만의 일이라고 해도 같이 사는 사람한테 미안하지 않냐 그말이지.

 

도덕적이고 극히 상식적인 이 친구 의 말에 이 이야기는 더 나아가지 못했다.

 



잊은 듯 지내던 사 여사는 마음을 정리하듯 그 사람에게 긴글의 메일을 썼다.

 

보낼것인가 말것인가 사흘을 고민했다.

 

 

그러나 모두 지웠다.

 

 

부질없음이다.

 

만나지 않으면 그만이지 않은가?!

 


지나간 사랑은 지나가 버린 것이다.

 

운다고 옛사랑이 오지 않는다.


그 사람이 내 사람이 될수 없듯 나도 그사람에겐 지난 옛적 사랑일 뿐이다.

 


닫는다.


모두 닫는다.

 

그사람에 대한 기억도 추억도 사랑도...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비가 온다.

 

 

추워질 것이다.

 

 

남편의 내의를 꺼내놓고 겨울코트를 꺼내어 바람을 쐬우고 향좋은 내를 뿌려주고 스팀을 올렸다.

 

 

사 여사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추워지는 날씨에 아침 일찍 나가는 남편의 발이 시려울까봐 구두를 안에다 들여 놓는다.


슬로우 쿠커에서 달콤한 냄새가 새어 나온다.

 

겨울내 사 여사네 집에서는 이 냄새가 끊이지 않을 것이다.


겨울을 잘 나기 위해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하면 무, 배, 대추등을 넣어 끓여 내는 따뜻하고 달달한  차향이다.

 



 

사는 건 ...


다...

 

그런 것이다.

 

 

 

 

 

 

송 승 범 아내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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