周濂溪의 愛蓮說
1. 水陸의 草木과 꽃에는 사랑할 만한 것이 대단히 많다. 晉의 陶淵明은 유독
국화를 사랑하였고, 李唐으로부터 내려오면서 세상 사람들은 모란을 몹시
사랑하였다. 나만은 연꽃이 진흙 속에서 나와서 물들여지지 아니하고,
속은 통해 있고 밖은 쪽 곧아 넝클지지 아니하고, 가지도 없으며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고 우뚝 깨끗하게 서 있으니, 그 멀리서 바라볼 수는 있으나 만만하게
다룰 수 없음을 사랑한다.
水陸草木之花 (수륙초목지화) 可愛者甚蕃 (가애자심번)하니
晉陶淵明 (진도연명)은 獨愛菊 (독애국)하고,
自李唐來 (자이당래)로 世人 (세인)이 甚愛牧丹 (심애목단)하되,
予獨愛蓮之出於於泥而不染 (여독애련지출어어니이불염)하고,
濯淸漣而不妖 (탁청련이불요)하고,
中通外直不蔓不枝 (중통외직불만부지)하고,
香遠益淸 (향원익청)하야 亭亭淨植 (정정정식)하니,
可遠觀而不可褻翫焉 (가원관이불가설완언)이라
(註)
陶淵明 : 위의 <歸去來辭>의 작자이며 田園詩人으로 이름이 높다.
李唐 : 唐나라 高祖의 성이 李氏이므로 李唐이라 하였다.
愛牧丹 : 高祖皇后가 모란을 사랑하여 궁중 곳곳에 모란을 심은 뒤로부터 상하를 막론하고
모란을 사랑하는 것이 유행처럼 되었다고 한다.
濯淸漣而不妖 : (연)은 잔잔한 물결. 이 말은 곧 안으로 티없이 맑게 트인 군자의 마음이
사물의 이치에 통달함에 비유한 말이다.
中通 : 이것은 연꽃의 대아 속이 비어 위 아래가 통해 있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욕심 한 점
없이 맑게 트인 군자의 마음이 사물의 이치에 통달함에 비유한 것이다.
外直 : 연꽃 겉대의 쪽 곧은 모양이니 이것은 대쪽같이 곧고 바른 군자의 언행에
비유한 것이다.
不蔓 : 연꽃이 넝쿨지지 않는 것을 군자가 사사로운 이익을 따라 부귀에 불쫓아 얼려 다니지
않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不枝 : 연꽃이 가지를 벌리지 않고 한줄기로 뻗는 것이니 이것은 군자가 쓸데없는 일을 하지
않는 것에 비유한 말이다.
香遠益淸 : 향기가 멀리 갈수록 더욱 맑다는 것은 군자의 아름다운 덕의 이름이 갈수록 멀리
들림에 비유한 것이다.
亭亭淨植 : 亭亭은 우뚝 곧게 서 있는 모양, 淨植은 깨끗하게 심어져 있는 것이니 이것은 다
군자가 평생 동안 결백하게 홀로 서서 중정한 길을 걸어가는 것에 비유한 말이다.
褻翫 : 만만하게 다루는 것. 이 대문의 뜻은 도덕이 높은 군자는 그 위엄에 눌려 감히 함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2. 나는 말하겠다. 국화는 꽃의 은일 자요, 모란은 꽃의 부귀자요, 연꽃은 꽃의
군자라고. 아! 국화를 사랑함은 도연명 이후엔 들은 적이 없고,
연꽃을 사랑함은 나와 같은 이가 몇 사람인고! 모란을 사랑함은 많을 것이
당연하리라.
予謂菊 (여위국)은 花之隱逸者也 (화지은일자야)오,
牧丹 (목단)은 花之富貴者也 (화지부귀자야)오,
연 (蓮)은 花之君子者也 (화지군자자야)라.
噫 (희)라, 菊之愛 (국지애)는 陶後 (도후)에 鮮有聞 (선유문)이요,
蓮之愛 (연지애)는 同予者 (동여자) 何人 (하인)고!
牧丹之愛 (목단지애)는 宜乎衆矣 (의호중의)리라.
(註)
菊花之隱逸者 : 逸은 遁과 같다. 국화는 모든 꽃이 다 피고 진 뒤에 홀로 찬 서리를 맞으며
피어나므로 이것을 사람으로 치면 속세를 떠나 사는 은사와 같다고 한 것이다.
牧丹花之富貴者 : 모란은 꽃 중에도 사치스러운 꽃이므로 부귀의 꽃이라 하고 또 부귀한
사람에 비유한 것이다.
陶後鮮有聞 : 陶는 위의 도연명, 鮮은 거의 없다, 드물다는 뜻이다. 곧 국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도연명 이후에는 듣지 못하였다는 말이다. 당시 부귀공명을 찾아 급급
한 세상이라 은둔의 취미를 가진 국화를 사랑할 만한 사람이 없다는 뜻
牧丹之愛 : 모란이 부귀의 꽃이기 때문이다.
[解譯]
1. 꽃이라면 물 속에서 나는 꽃, 땅 위에서 나는 꽃을 통털어 사랑할 만한 꽃이
너무도 많다.
하고많은 그 꽃 중에서 晉나라 도연명은 유독 국화를 사랑하였고, 唐나라 高祖
황후가 모란을 사랑하여 궁중 곳곳에 심은 뒤로부터 세상 사람들은 또 모란을
퍽 사랑하게 되었다.
그런데 나는 또 유독 연꽃을 사랑한다. 연꽃은 진흙 더러운 물 속에서 자라지만
그 더러움에 물들지 아니하고 한 송이 깨끗한 꽃을 피운다. 마치 도덕 수양이
높은 군자가 세속에 몸담아 있으면서 거기에 물들지 아니하고 끝내 깨끗한
지조를 고이 간직하듯이....
연꽃은 늘상 맑은 물 잔잔한 잔물결에 씻겨도 요염한 빛이 없다. 마치 안으로
티없이 맑고 깨끗하면서 겉을 꾸밀 줄 모르는 품위 높은 군자의 모습이랄가...
연꽃은 속대는 텅 비어 위 아래가 통해 있고 겉대는 꼿꼿하게 쭉 뻗어있으며,
넝쿨져 함부로 얽히는 일도 없고 오직 한 줄기뿐, 분수 밖으로 불쑥 가지를
내미는 일도 없다. 연꽃의 속대가 뚫려 있는 것은 욕심 한 점 없이 맑게 트인
군자의 마음이 사물의 이피에 환히 통달해 있는 것과 같고, 연꽃 겉대의 꼿꼿한
것은 대쪽같이 곧고 바른 바른 군자의 언행을 닮았고, 넝쿨지지 않는 것은
사사로운 이익을 따라 부귀한 사람에 붙쫓아 얼려다니지 않는 것은 쓸데없는
일에 손을 벌리지 않는 군자의 분명한 정신을 닮았다.
또 연꽃 향기가 멀수록 더욱 맑은 것은 군자의 아름다운 덕의 이름이 갈수록
멀리 들리는 것과 같고, 연꽃이 우뚝 높이 솟아 맑고 깨끗하게 서있는 것은
평생을 결백하게 우둑 서서 中正한 길을 걸어가는 군자의 고상한 정신을 닮았고,
물 가운데 핀 연꽃이라 멀찍이 서서 바라볼 수있을 분, 가까이서 매만지며 즐길
수 없는 것은 우러러 바라볼 수는 있어도 어딘지 함부로 할 수 없는 군자의
위엄을 닮았다. 이래서 나는 오직 연꽃을 사랑하는 것이다.
2. 국화는 남들이 다 피고 간 뒤에 홀로 남아서 찬 서리 맞으며 핀다.
마치 속세를 떠나 숨어서 사는 隱士와도 같이.... 그래서 나는 국화를 꽃 중에서
'隱遁의 꽃'이라 말한다.
모란은 사치스러운 꽃! 마치 부귀한 사람들이 화사한 옷차림을 하고 날 보란 듯
뽐내어 웃는 것과도 같다. 그래서 나는 모란을 꽃 중에서 '富貴의 꽃' 이라
말한다.
연꽃! 연꽃은 도덕 수양이 높은 군자를 닮았으니, 이것은 분명 꽃 중에서도
'君子의 꽃'!
아! 그러나 사람마다 부귀공명을 찾아 급급한 세상이라, 그 은둔의 취미를
지닌 국화를 사랑한다는 말, 그 말은 도연명 뒤로는 들어보지를 못했고, 연꽃을
사랑한다는 사람, 군자의 덕을 닮았기에 그를 아기고 사랑하는 이 마음, 이와
똑같은 의미로 연꽃을 사랑하는 사람이 그 몇이나 되는고? 그러나 꽃 중에서도
부귀의 그 모란꽃! 모란을 사랑하는 사람이야 너무나 많구나.
부귀가 좋아 모란을 사랑하는 것이어니, 많을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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