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이 온통 난리가 났어요. 살림살이 밖으로 다 내 던지고. 무서워요."
아는 이에게서 문자가 왔다. 무슨 일이 생겨도 단단히 생긴 모양이다. 직접 가봐야 할 것 같아 곧장 쫓아갔다.
남편은 소주를 네 병이나 마신 다음 잠들어 있었고 그녀는 밖으로 던져졌던 물건들을 주워 와 걸레로 닦아내며
훌쩍이고 있었다.
"몇 달 전부터 자꾸만 시비를 거네요. 제가 그때부터 많이 바빠졌거든요."
그녀는 ** 신자이다. 몇 달 전부터 이 일 저 일 맡게 되어 집 비우는 날이 많았고 이런 저런 집회나 강의를 들으러
다니느라 집안일을 소홀히 했다.
"어지간히 해라. 애들도 어린데 이러고 다니면 어쩌겠다는 거냐?"
날 새워 기도하고 들어오면 남편은 퉁퉁 부어 아내를 쳐다도 안 봤고, 밤마다 밖에 나가 술을 마셨다.
"자꾸 이러면 가만 안 있겠다. 당신 망신시키고 ** 가서 다 엎어 버리겠다."
마지막 통고도 무시했다. 설마했다. 살림을 부수거나 폭력을 휘두른 적도 없었고 결혼 생활을 하는 동안
큰 문제 없이 살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는 전혀 예상 못했던 모양이다.
악다구니를 쓰며 행패를 부리고도 분이 안 풀린 그는 자신의 형제들과 부모님을 불러 모은 다음,
이혼하겠다고 선포했다.
"오늘 **에서 큰 행사가 있었어요. 아침 일찍 나가느라 가족들을 챙기지 못했지요."
밥을 챙겨주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그녀의 남편이 이렇게 폭발한 건, 신고 나갈 양말도, 입고 나갈 옷도
없었기 때문이다. 빨래통에는 빨아야 할 옷들이 그득했다.
낮에 잠깐 들어왔더니 술이 거나해진 남편이 털레털레 양말 보따리를 들고 들어왔다.
거실 쇼파에는 그가 사 온 양말보따리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 스무 켤레는 되는 것 같았다.
"며칠 전에는 속옷을 한 보따리 사왔더라구요."
아내가 밖으로 쏘다니느라 갈아 입을 속옷이나 양말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자 화가 난 그녀의 남편이 보따리로
사 들고 들어온 것이다.
"전 원래 부지런한 사람이 아니예요. 그런데도 남편은 그런 일로 시비를 건 적이 없었어요.
이렇게까지 하는 걸 보니 정이 떨어지네요. 그냥 이혼할까 봐요."
참 배 부른 소리 한다. 그러고 살았는데도 아직까지 무사했다면 그야말로 감사해야 할 일 같은데 말이다.
"남편이 수입산 아니야? 살림을 소홀히 해도 괜찮다 할 한국남자가 어딨어?"
웃자고 한 소리가 아니다. 사실이지 않는가. 먹성, 입성, 제대로 안 챙겨주고 집안 일 소홀히 하는데도
괜찮다 할 남편이 어디 있겠는가.
"부족한 아내를 탓하지 않고 그 동안 맘 편히 살게 해 줘서 정말 고맙다. 앞으로 자중하고 더 노력하겠다."라고 말하라고 했다. 또 가족들을 위해 집도 깨끗이 잘 치우고 애들에게도 신경쓰고 남편 입성에도 신경쓰라고 했다.
종교생활, 좋다. 평화를 얻기 위해서건 영생을 얻기 위해서건, 각기 자신의 목적대로 열심히 기도하고 간구하는 걸 누가 나쁘다고 하겠는가. 하지만 문제는 가정을 등한시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몸에서 냄새가 나고 숙제가 뭔지, 준비물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빨래통에 들어간 빨래들은 열흘이 가도 나올 줄 모르고 식탁에 올라오는 반찬은 모두 시장에서 사들인 것들 뿐이다. 그래도 좋다 할 남편이 있겠는가.
만일 가정보다 신앙이 우선이라고 가르치는 종교가 있다면 그것은 가짜일 것이다.
'가정을 팽개쳐두고 나를 따르라'고 할 신은 없을 테니 말이다.
<내남없이 행복한 세상을 꿈꿉니다.>
- 16560 휘륜회 황옥 유명산 .. 2013-04-14
- 16559 WAC 한승표 도봉산 측면 등반 2013-04-14
- 16558 휘문70회 박종훈 젠틀맨(싸이-뮤직비디오) 2013-04-14
- 16557 휘문56회 황영호 제 106차 토요산행 개최 결과 2013-04-14
- 16556 휘선회 이순실 싸이 - 젠틀맨 뮤직비디오 2013-04-13
- 16555 공칠공 (70회 당구 동호회) 손인선 대한민국이 무서운 이유 2013-04-13
- 16554 휘문70회 손인선 강원도 꼬부랑 할머니 2013-04-13
- 16553 휘문70회 손인선 종교가 먼저인가 가정이 먼저인가? 2013-04-13
- 16552 휘문56회 황영호 2013 춘계 徽文/普成 56 棋友會 바둑 모임 개최 예정 2013-04-12
- 16551 휘문73회 박성익 73운영위원회 모임 공고 2013-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