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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메디인미제
어느 드라마의 대사처럼 나 참 곱게 자란 사람이다.
1960년대에 어머니의 극성으로 흔치않은 사립국민학교를 다녔다.
2학년때 신설된 시내 중심가의 사립국교에 들어가기위해
시험도 봤고 충청도에서 헛기침깨나 하시던 고모부의 입김도
통해서 고만고만한 중소기업의 임원으로 계시던 아버지의 능력으로는
버겁다싶을만큼 화려 뻑적지근한 사립국교로 전학을 갔다.

1부, 2부로 나뉘어 수업을 하던 1학년때와는 달리
아침부터 학교에 가서 정상적인(?) 등하교를 했다.
물론 그중에는 나같이 뱁새 다리 찢어 황새되라고
극성 부모의 강요로 간 놈들도 일부 있었지만
대부분이 부모가 돈이 많던가, 아님 행세깨나 하던 집 자식들이었다.

당시 대학 등록금보다 더 비싸다는 국민학교 등록금도 등록금이지만
그보다 더 어린 내게 미치고 환장하겠는 건
애들이 사용하는 문구였다.
당시 국산으로 가장 좋은 연필이 문화연필이었던가?
근데..같은 반 놈들 대부분은 "미제" 연필을 썼다.
갖고싶어도 쉽게 가질 수 없는 건....
쉽게 구입할 곳이 없다는 거다.

사립국교앞 문방구에서는 초창기에 애들의 소비 수준을 모르는데다
구하기도 어렵고 비싸기도 더럽게 비싼 "미제"를 선뜻 진열할 엄두를 못냈다.

..어디 연필뿐일까?
지금은 흔하디 흔한 보온밥통도 당시에는 국산이 거의 없는데다
국산은 품질도 형편없다는 외제 선호 사상으로 거의 대다수가
"미제"로 도배를 하고 다녔다.




고등학교때 담배를 배우고 남대문과 송탄을 오가며
외제, 대부분이 미제 던힐, 아니면 말보로 등등이었지만...
담배를 구해오면 함께 흡연을 하던 친구들은 아예 미치도록 따라다녔을 정도였다.



......쇠고기가 들어 온단다.
한때는 미제가 아니면 어깨가 식을만큼 광분하던 우리 백성들에게
그 미제 쇠고기가...

꼬리 삶고 사골 고아 먹는 그런 고기가 아니라
티본스테이크라는 "T"자 모양의 뼈를 살코기 사이에 박은
그래서 오븐에 구워 나오는 우아뻑적스러운 그 고기가...


그 미제 쇠고기가 들어온다는 발표가 나오고
시내 내가 살았던 집 근처에 밤이면 촛불이 수만개 밝혀지고
한동안 뜸했던 전경의 구둣발 소리가 요란해졌다고 한다.




메이드 인 미국-
한때는 국가에서 국산품 애용이라는 이름으로
외국 제품을 눈에 불을 밝히고 막았던 적이 있다.
이제는 국민이 국산품을 애용하기위해
촛불을 밝히며 외국 제품의 수입을 막고 있는 중이다.


나는......
그 촛불을 그중 개인의 욕심으로 들어올 불량품 단속을
밝히는 불로 사용했으면 싶다.
미제 쇠고기가 모두 미친소를 잡은 것은 아닐 것이다.
불법으로 들여오는 모든 물건들을 그 촛불로 밝혀
들여온 인간들을 그 촛불에 태워 버리면
들여놓겠다는 위인이나 들여오는 위인 모두
아예 엄두도 내지않을까?

난 오늘도 가짜 미제 지포로 담배불을 붙히며
예전에 좋아하던 던힐보다 더 입에 맞는 레종을 피운다.

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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