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커뮤니티 메인

휘문교우회 로고
📖 게시글 상세보기
[제목] 내가 사는 이야기
자다 흉한 꿈꾸고나면 새벽에도 무섭다.
놀랄 당신 생각하면 꿈때문에 그랬다고
둘러대기도 한심해 해뜨기를 기다렸었다.

그럴 때마다 얼마나 무기력하고 무능력한 놈인지
자책하며 지내왔었다.

지금이 내겐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아직도 투정이냐고 화를 내시지만
그 화를 돋워가며 나는 즐겁다.

호랭이가 성당에 가고 둘만 남았다.
누워 못 일어나고 가실 것을 걱정하신다.
난 못해도 당신 며느리는 할거라고
제발 당신 자존심쯤 이젠 자식놈에게
꺽어두시라 역정을 냈다.

누우신 채 순대가 맛있더라..하신다.
틀니빠진 잇몸으로 간장게장 이야기를 하신다.
자재미가 제주에서 많이 잡혔다고 하신다.

순대와 간장게장은 인근 하나로 마트에서 사고
자재미는 매일 시장을 둘러봤지만 오일시장떼
가끔 나온다는 이야기만 듣고 돌아왔다.

아직 입맛이 안 돌아와 조금씩 드시지만
새벽 흉한 꿈에도 몇걸음 달려가 살짝
문열고 주무신 모습을 보면서 행복하다.

문 열리는 소리에 침대 아래 잠들었던
호랭이가 마루로 나와 시어머니 흉을 본다.
눈 흘기며 찌푸리지만 호랭이가 이쁘다.

마루에 앉아 탤런트 해도 될 것같다는 병원 친구며
공항에서 쩔쩔매며 배웅해준 친구 이야기도 하신다.

새해는 흉부터 찾아왔지만
계사년은 편한 설로 길하게 시작되었다.

새벽 흉몽도 이젠 날 밝기를 초조하게
기다리지 않아 두렵지않다.

당신은 누워만 계시는게 며느리 눈치보여 불안하시지만
내게는 놀려먹을 재미거리가 생겼다.
가끔 호랭이 손 잡고 눈 찡끗대는 재미도 생겼다.

제주도 월림리민 삼보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