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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윤영아 그래 일찍 가본 천상의 세계는 어떤가 소문대로 좋든가

                    
                       
 지상에서 천상의 친구 진윤영에게 보내는 편지

 

자네가 천상의 세계로 떠난지도  이제 1년 무심한건 세월이라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   그러나 세상은 아무일 없단듯이 무심하게도 그대로다 그런게 바로 세상이기도 하지

내가 사는 아파트에 오래 살면서 매실나무가 있는줄도 모르고
그냥 왔다갔다 했는데 자네가 이나무가 매실나무라 얘기 해 주지 않았나 그 매실나무밑 벤치에 자네랑 앉아있던 생각이 나는구나

몇년동안 한달에 2번이상은 자네가 이곳에 와서 많은 얘기를 하곤 했지 가족얘기 사업얘기 세상사얘기 그리고
커피도 마시고 식사도 하고 드라이브도 하고 참 잘 지냈던 기억이 새롭다

아무리 이론적으로 뭐라 뭐라 해봐도 자주 만나야 마음 속도 알고 따듯한 情도 느끼는 거 아니겠나
내 외롭고 힘들때 아무 조건없이 그렇게도 많이 와 준 자네에게 지금도 고맙게 생각한다 정말로 고마웠다

작년 용인 보봐스병원 호스피스병동 늦은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그날의 자네 딸의 모습 -- 자네 손을 꼭 잡고서 들릴 듯 말 듯하게 하는 말
"아빠 지금도 생각나 옛날 나 어렸을 때 집 감나무에서 아빠가 감을 따서 나에게 주곤 했잖아 그땐 참~ 좋았는데--
아빠도 생각나지?"
그리고 긴 간병에 눈물도 말랐는지 울지도 않으면서 나즈막하게 " 아빠 무슨 말을 좀 해봐" 하고
자네 손에 얼굴을 묻었던 자네 딸

비록 사랑하는 딸과의 영원한 이별을 앞두고 있었지만 그래도 자네도 그런 딸의 애절한 그느낌
고스란히 다 느꼈을 것 아니겠나

그날 난,자네 딸의 모습에서 애뜻하고도 슬프지만 다정하고 깊고 깊은 사랑의 참모습을 보았네                          

                                   이미지             

그래도 친구들이 버려버린 다~ 쪼그라든 情도 情이라고 머나먼 길을 앞두고 외로와하면서 그리워하기도 했던 모습,
참으로 슬픈 자네의 자화상이었네
그동안 친구들하고의 가슴속에 품었던 가슴앓이는 이제 다 내려놓게나
어찌보면 다수의 major가 소수의 minor를 포용할 줄 모르는 그애들도 불쌍한 애들이다

인생은 刹那生刹那滅이라 했던가
우리모두도 얼마 안있어 다들 자네 곁으로 갈거 아니겠나 찰나의 세상이 어찌 영겁의 세상을 이길 수가 있겠는가
그래도 가족의 무한한 사랑을 많이도 받아온 자네는 운이 참 좋은 삶이였네 사랑하는 가족을 잘 지켜주게나

그날 그 호스피스병동에 누워있는 자네의 가슴을 만져본 순간
통나무를 만지는 듯한 탁한 촉감에서 느끼는 어떤 예감과 아무런 말도없이 무표정하게 혈압재는 의사 그리고
인공호흡기를 입에 문 자네 모습에서
내가 무슨 할 말이 있었겠는가?
무겁고 어둠침침한 호스피스 병동의 침묵만큼이나 무거웠던 그날이 가고  그다음날 자네는 천상의 세계로--

그래 그리 일찍 가본 천상의 세계는 어떠한가 정말 소문대로 좋든가? 자네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니
그곳은 환희의 찬가로 가득 찬 곳일께야
불가에서는 조그마한 우연도 필연을 가장한 인연이라는데-- 고등학교 1학년부터 이어온 몇십년동안의 인연을 쌓은
자네와 난 대단한 필연일 수 밖에

가리왕산
난,자네보고 같이 가자하고 자네는 못가니 평창 자네 펜숀에서 같이 하룻밤 자고 다음날 거기서 나 혼자가라 하고
이러자 저러자하다가 결국 가지못했던 가리왕산을 이번여름에 갈껀데 같이 가면 좋으련만 어찌할꺼나

그러나 세상을 슬퍼만은 할 수는 없는 것이고 살아있는 사람은 또 열심히 유쾌하게 살아야 하는 것도 신의 뜻이지 해서
요사이도 녹음 좋은 산을 가기위해 배낭을 꾸린다네 살아있는 나의 삶을 위해 --

그리고보니 자네 한테 가본지도 세월이 조금 흘러 갔구만 언제라고 딱 약속은 못하지만 소줏잔 들고 다시 갈꺼니까
그때보자

그럼 천상의 세계에선 재밌게 보내게나 그곳에선 외로워 말고 -- 휘문고 친구 성엽이가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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