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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수탉 우는 소리에


수탉 우는 소리에 선잠을 깨고 

산새우는 소리에 아침을 연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새싹의 자람에

봄은 와 있고,

 

개 짖는 소리에 길 가다 놀라는 행인의 두리번거림에

오후 햇살이 길게 늘어진다.

 

배 고픔을 하소연하는 오리의 울음에 저녁 땅거미가 지고

지붕위로 떠오른 달빛에 하루를 마감한다.

 

.......밤은 깊고 어둠에 익은 닭장은 고요하다.

 

그렇게....봄은 가고 있다!

이제 다시 오지않을 이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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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가로등이 켜지고 계절따라 바뀌는 어둠이 몰려오는 시각을 맞춰둔

타이머 가로등이 켜지면 저녁을 먹고 커피 한잔을 뜨겁게 타서

길가쪽에 놓아둔 6인용 테이블에 이가 빠진 컵을 재떨이 삼아 놓고

화곡동에서 이삿짐과 함께 온 플라스틱 의자에 앉는다.

 

가족들 저녁밥 냄새에 가끔 뼈다귀라도 들고 나오는 변덕쟁이 주인놈이

혹시 오늘은 맛있는 거라도 들고나왔을까 꼬리를 흔들며 다가오는 견공들을

눈 부라림과 발 구름으로 멀찌감치 쫒아내고 어두운 밤 하늘을 본다.


유난히도 별이 밝다.

지붕위로 어제도 그제도 둥그런 달이 밝음을 뽑내며 머문다.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품은 담배연기 처럼......"

테이블 위자에 발을 걸치고 커피 한모금을 마신 후 담배를 한대 피워물면

가사가 아른거리는 애창곡이 저절로 흥얼거려진다.

 

속초에서 무박 2일을 하고 서울로 돌아와 모임의 시간을 기다리려

한강 둔치 벤치에 누워 듣다가 울컥 눈물을 흘렸던 "서른 즈음에"....

 

아침 닭우는 소리에 눈을 뜨면 내 나이 서른일 때를 기억하며 힘을 내고

저녁 달빛을 보면 내 나이 서른을 훨씬 지났음을 서러워하며 그 노래를 부른다.

 

4월임에도 이놈의 동네는 바람이 불면 저절로 몸이 움츠러 든다.

수은등에 비추는 길가쪽 유채밭에는 아직 자라지 못한 유채들이 파란 빛을 뽐낸다.

하아~ 이놈들아 얼마후면 좋아하는 친구가 온다는데

이젠 다른 동네 녀석들처럼 활짝 필 준비는 해줘야 내 마음이 편하지 않겠냐?

 

아쉽지만 이봄도 만족스러운 봄이 아닌 듯싶다.

그래!

올 봄이 최상이었다면 다음 봄이 실망스러울게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이별하며 살고있구나~"

 

 

다시 돌아올 이 계절은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거야.

아무렴~~~

 

 

제주도 월림리민 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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