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글 상세보기
[제목]
귀농과 전원 생활
🧑 김세형
|
📅 2011-12-01 19:43:33
|
👀 940
[첨부파일]
저는 휘문고 69회 김 세형입니다.
지난 2월 서울에서 제주도로 내려와 제주시 한림읍 월림리라는
한적한 시골에서 10개월차 신참 촌놈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2006년 개교 100주년을 기념한다는 핑계로 나홀로 제주 해안도로 도보 일주를 했고
오랜동안 생각만 해오던 제주도에서의 새로운 삶이 즐겁기도, 외롭기도 합니다.
지난 1월 우연찮게 서울 집이 팔리면서 상상만으로 꿈꾸던 시골 생활이 현실로
바뀌면서 지난 10여개월 새로운 환경에서 서울에서 살던 10여년정도의 경험을 겪고있고
앞으로도 아마 더 많은 새로운 경험에 당혹해하고 재미있어 하기도 할 것같습니다.
제가 이곳에 내려올 때만해도 이곳에서 나오는 수입은 그야말로 용돈벌이이고
따로 소득이 나올 계획을 잡았으나 일이 틀어지면서 이곳에서의 소득이 생계의 전부를
차지해야하는 처지가 되었고 그 와중에 읍사무소에서 귀농 지원 정책을 들었습니다.
귀농과 전원 생활-
저처럼 막연한 시골 생활 -농업을 전업으로 생각지않는 -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귀농이라는 말은 귀담아 듣기 쉽지않은 단어일지도 모릅니다.
귀농이든 전원생활이든 농촌에서 산다는 것은 만능 기술자 -맥가이버같은-가 되어야 합니다.
저 같은 주거 환경은 가장 가까운 이웃 집이 100m쯤 떨어진 곳에 있고 700m쯤 가야
구멍가게나 다름없는 슈퍼와 편의점이 있고 외식을 위한 식당은 차로 5~10분쯤 나가야 합니다.
수도꼭지가 고장나도 차로 10분쯤은 나가야 하는 읍내에 가야하고 웬만한 연장은 가지고 있고
스스로 고칠 재주를 익혀야 합니다.
뿐 아니라 앞으로의 일이지만 농업인이 되기위해서는 농사를 지어야하는데 작은 터밭에
일일이 손으로 가꾸는 주말농장과는 전혀 다른 노동력도 필요로 합니다.
물론 위에 열거한 일들은 소득이 본인이 사는 농지에서 나와야 할 때의 필수 요건입니다.
농지에서 나오는 소득이 아닌 다른 소득이 넉넉할 경우에는 말 그대로 전원 생활을 즐기면 됩니다.
전원 생활이 아닌 귀농을 원하신다면 서울등 도시에 살면서 미리 준비를 해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니, 어쩌면 전원 생홀을 즐기시려 시골행을 택하시더라도 미리 정부에서 지원하는 귀농 정책을
확인하고 교육을 받아두시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귀농 교육과 정책은 이제 갓 농촌에서 사는 제가 왈가왈부 아는 척해도 혼선만 부를 터이니
인터넷에서 "귀농"을 검색해서 정부기관에서 제공하는 정책과 지원 혜택을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절대적으로 권하고싶은 것은 다른 개인의 아는 척보다는 공인받은 정부기관 등의 인증된
정책사항등을 숙지하고 차후 곁가지로 개인 경험담을 결정에 반영하라는 것입니다.
교우회에서 회보에 내기위해 귀농에 대한 글을 써달라고 하셨는데
이제 겨우 10개월 차 시골사는 위인이 무얼 안다고 귀농을 운운하겠습니까?
지금부터는 그냥 제가 사는 이야기를 잠깐 언급할까 합니다.
저는 도싯놈으로 평생을 살았고 아주 가끔 며칠 정도 시골에서의 생활을 했던 짧은 경험을 가지고
덜컥 시골로 내려와 "장님, 코끼리 만지듯" 기고만장했다가 적응하는데 고생하는 중입니다.
그래도 제가 행복해하는 것은 10년을 넘게 괴롭히고 2006년 단 10여일만에 12kg의 체중을 앗아가고
이러다 죽는 것이 아닐까하는 두려움까지 느끼게 했던 당뇨가 정상을 유지한다는 겁니다.
제주도가 최근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되었다고는 하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이곳 제주도가
얼마나 멋진 곳인지는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있는 아름다운 곳입니다.
아름답다기보다는 신비로운 곳입니다.
그런 곳에서 도시보다 훨씬 공해가 적은 이곳 제주의 시골에서 맑은 공기와 녹색의 자연 환경과
접하니 내려오기 직전 400까지 올라갔던 당뇨 수치가 150선을 유지합니다.
-물론 이곳 의사가 치료약을 서울보다 조금 세게 쓴 것도 효과가 있는 것일테지만-
서울에서 내려올 때 동기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니 대부분이 제주도에는 가끔 내려가니
그때 얼굴을 보자고 하던 말이 생각나 바다건너 멀리 오는 친구들 잠자리라도 제공하려
예상보다 조금 더 넉넉하게 집을 짓고 보니 생각이 모자라 유지비를 계산에 넣지 못했습니다.
유지비를 줄이려 민박업을 신청했습니다.
70평이하(69평쯤?)로 지으면 "농촌 체험비즈니스"라고 해서 간단한 부대시설을 갖추면
귀농자금을 지원(대출)해준다고 해서 지금 열심히 귀농교육을 받고있습니다만
그 지원(대출)금이 나와도 고민 -정책이 까다로워서-, 안 나오면 더 고민입니다.
귀농교육에서는 귀농인 중 연 수억원의 소득을 올리는 성공사례들을 예로 들고
직접 견학도 시켜주지만 어느 분야건 성공 귀농인의 한결같은 말은 "목숨 걸고"
"죽을 힘을 다해" 농사에 전념했다는 모범답안뿐입니다.
저는 죽을 힘을 다해 목숨을 걸고 시골에서 살 생각은 없습니다.
죽을 힘을 다해 목숨을 걸라면 차라리 도시에서 하면 그 수천배까지도 희망이 있는데
굳이 농촌에까지 와서 수억원에 목숨을 걸고 죽을 힘을 다해야 할까요?
제게 농촌이란-
개인에게 풍요와 여유의 상징이었습니다.
아내가 심은 호박씨 몇개에서 지난 여름 실컷 먹고 조금이지만 남들에게 나눠 줄만큼의
수확을 거뒀고 이제 조금 욕심을 부려 집을 짓고 남은 여유 땅에 농지를 조성해
과수 몇그루와 밭작물을 기를 생각입니다.
지금 이곳 제주는 귤이 한창입니다.
100m쯤 떨어진 이웃이 지나는데 부릅니다.
귤을 땄으니 조금 가져가라고.
놀고있던 밭에 콩을 심었던 이웃 밭 할머니는 밭삯을 안 받으니 수확물이라도 가지라며
당신 힘에 부칠만큼의 콩을 일부러 가지고 와 마당에 놓아줍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도 이곳 주민들에게는 타지인입니다.
부침성있게 먼저 다가가 인사를 드리고 인연을 맺어야 몇년쯤후에 저도 이곳 주민이 되겠지요.
글쎄요?
제주에 사시는 휘문 동문들께도 모임때가 아니면 먼저 인사를 드리러 가지도 못하는
쑥맥이 언제쯤이나 제주시 한림읍 월림리의 주민이 될지......
아참!
제가 민박집을 한다고 말씀드렸지요?
69회가 체육대회를 주관할 때 교우회 선후배님들과 "불가피"하게 알게되었습니다.
지금 병상에 계신 영규형님을 비롯해 제게 압력을 넣을 수있는 몇분께 청탁을 넣으시면
혹시 제주도에 오실 때 제 집에서 저렴하게 아님 무료로 숙박을 하실 수 있을겁니다.
제주도민 69회 김 세형
이상-
69회 동기들과는 격없이 내가 사는 이야기를 올리는데 회보에 올린다고 글을 쓰니
영 어색하고 식은땀이 납니다.
편집자께서 알아서 정리해 주셨으면 합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12539 휘문73회 박성익 고마운 친구들 2011-12-02
- 12538 휘문60회 나영길 인생8'苦(八苦)와 인생삼락(三樂) 2011-12-02
- 12537 휘문60회 나영길 숙제하듯 살지 말고 축제하듯 살자 2011-12-02
- 12536 휘문60회 나영길 암을 극복 할 수 있는 훌륭한 소식 2011-12-02
- 12535 휘문60회 나영길 슬라이드 - 독일구경 2011-12-02
- 12534 휘문테니스회 김하진 2011년 11월모임사진 이제야 올립니다.. 2011-12-02
- 12532 휘문71회 신성수 잡지 좋은 생각 12월호에 정덕영 소개되었다. 2011-12-01
- 12531 휘문69회 김세형 귀농과 전원 생활 2011-12-01
- 12530 휘문73회 유동화 **체육대회 사진입니다.** 2011-12-01
- 12529 휘문73회 전동춘 선생님의 전화 2011-1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