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오월
🧑 신성수
📅 2010-05-01
👀 661
(시) 오월
시인 신 성 수
얇은 내복을 몰래 입고
새벽 미사를 다녀온 오월의 첫 아침
내 발자국 소리를 들은 봄꽃들이
잠에서 깨어 수군거리다 웃기 시작하였다.
저 꼴 좀 보라고
올봄 유난스런 날씨는
거기 사람들이 만든 것이 아니냐고
이 자연을 그대로 두기만 했어도
오월에 내복이라
수군거리던 꽃들이
허리를 젖혀 가며 웃기 시작하였다.
나는 얼른 귀를 막고 숨을 곳을 찾다가
주저앉고 말았다.
여린 봄꽃들의 눈빛이 살아서 무서웠다.
뭐 하나 자연 앞에 당당할 것이 없으면서
꽃들의 새벽잠을 깨우고
겨우 변명 거리나 떠올리다
이젠 그마저 신통한 구석이 없는
그해 오월 첫날
뉴스에서는
올해는 봄 없이 여름을 맞는다는
103년 만의 특종
호외다.
미사를 드리고 집에 들어서다
주춤거렸다.
계단 양쪽에 둔
화분들이 저벅저벅 다가오는 것이었다.
물러서야 하는데
뒤를 돌아다 볼 수가 없었다.
그래도 살려고 하는
버둥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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