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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목욕탕에서...
<IMG style="CURSOR: hand" onclick=window.open(this.src) src="http://www.whimoonob.net/bbs/data/freetalk/kangmunbae.jpg" border=0 name=zb_target_resize><BR>낮은 구름이 깔려 머리가 약간 무겁기도 했지만 그동안 추웠던 날씨도 조금씩 풀려가기도 하고, 식후의 노곤함에 오랜만에 동네에 새로 생긴 대중목욕탕을 찾았다. 얼마 전 예술의 전당의 막히는 대로를 피해 골목길로 돌아가다 눈에 띄었던 대중목욕탕이었는데 보는 순간 왠지 모르는 정다운 느낌이 들었지... 그 옛날 아부지 손잡고 부지런히 따라갔던 대중목욕탕은 까마아득한 내 기억으로는 목욕보다도 끝나고 집에 오던 길에 중국집에서 먹던 만두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하여튼 동네 모퉁이 골목길에 있는 대중목욕탕은 나에게 언제나 친숙한 고향 같은 곳이다. 온탕에 몸을 푹 담그고 땀을 내며 사방을 둘러본다. 동네 아저씨가 부지런히 온탕과 냉탕을 오가신다. “대인 만원, 소인 팔천원, 등만 오천원” 때밀이 아저씨가 자꾸 나를 흘끔흘끔 쳐다본다. “안 밀어요. 여기까지 와서 남의 손으로 때밀 일 있습니까요?” 속으로만 대답하고, 겨우내 팽팽하게 조여졌던 근육의 피로를 말끔히 푼다. 한참 후 나는 거의 머리가 무릎에 닿기까지 졸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러고도 잠이 들었는데 어찌나 단잠이었는지...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맨몸들이니 서로 신경 쓸 일이 없다. 품위 유지 때문에, 수많은 감투 때문에, 아는 사람의 이목 때문에... 등등 그냥 딱 까놓고 원시의 상태이니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차를 어디다 주차해놓았는지, 몇 시간 내에 나가야 하는지 몰라도 된다. 실로 오랜만에 원초적인 자유를 만끽한다. 이런 저런 느슨한 생각 사이로 아침에 오다가 차에서 들은 얘기가 생각난다. “같은 노씨이지만 노벨상보다 더 큰 상은 노력상이라고 봐요. 그리고 상 주는 이는 자기 자신입니다. 자기의 비리를 가장 잘 아는 이는 자신밖에 없잖아요.” 어떤 이는 상 하나 받기 위해서 별 소리를 다 들어가면서도 남에게 인정받으려 하는 세태에, 또 어떻게 하든지 남보다 앞서려고 별 짓을 다하는 세태에서, 참으로 특이한 해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이 아무리 알아준다 해도 자기가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면 아무 쓸모가 없지... 그러니까 그 많은 돈이나, 명예와 지위를 가져도 자살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후두둑 좌라락...”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은 듯한 동네 목욕탕의 바가지로 물 푸는 소리가 매우 정겹게 다가오는 느슨한 오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