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이 산속으로 간 까닭은?
🧑 최영철
📅 2004-06-13
👀 330
여러 사람들이 전원주택을 선호하고 또 직접 지어 옮기기도 합니다.
잡지의 인터뷰를 살펴보면 한결같은 대답들이 쓰여져 있습니다만 나도 언젠가 레몬트리라는 잡지의 인터뷰 대상이 되어 취재당한 적이 있지요... 덕분에 그 날 기자들하고 바베큐 파티가 이어졌구요...
요즘의 화두가 도(道)이다 보니 내가 도 닦는 얘기 한 마디 하겠습니다.
잔뜩 어질러진 정신과 육체가 지쳐 서울을 빠져나와 산속 마을에 도착할 때쯤에는 온몸이 다시 소생하는 듯 상쾌해집니다. 집에 도착하여 차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면 첫 느낌이
\"아 시원하다.\"
마당의 각종 나무와 꽃 풀들과 밤하늘에 총총 뜬 별들, 이름 모를 새 소리, 가끔 날아다니는 반딧불이가 온갖 상념에 젖게 합니다. 그 날 있었던 일들, 앞으로의 할 일, 세상 돌아가는 일 등등...
뒷마당의 작은 밭에도 가봅니다. 얼마나 자랐나?
여러 가지 밭작물, 채소들이 하루가 다르게 싱싱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고요히 제 본분 다하고 있는 그들이 나에게 외칩니다.
\"너는 네 할 일 다하고 있느냐?\"
갑자기 왜소함을 느끼며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발견합니다.
그들에게 매일 매일 배우려고 산속으로 왔지요...
그들이 나의 스승입니다.
음악계에서 몸담고 일한 지가 꽤 됩니다.
교향악단을 움직일 때는 가장 개성이 강한 음악인들을 수십명 상대해야 됩니다.
그들을 조정하고 연주가 잘 되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경영학 사전에 가장 뒤에 나온다는 것이 바로 오케스트라 운영이라고 합니다.
어떤 때는 저희들끼리 의견 충돌로 싸워댑니다.
가만 놔두다 보면 연주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습니다.
평안도 기질에 확 다 뒤집어 엎고 싶은 생각이 일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하지만 참아야 합니다.
그들이 내 스승입니다.
한 가지 빼먹은 게 있습니다.
우리 진돌이
이 녀석은 요사이 철이 들어 주인의 눈치를 아주 잘 살핍니다.
내가 생각에 잠겨 마당을 거닐면 방해하지 않으려고 떨어져서 안 보는 척하면서도 주인을 살핍니다.
혹시 화가 나지 않았는지 피곤해 하지 않는지...
평상에 앉아 쉬면 자기도 옆에 올라와 앉아 있습니다.
맨날 물과 사료만 먹으면서도 밥 줄 때는 좋아서 어쩔 줄 모릅니다.
나갔다 들어올 때에는 우리 차 소리만 들어도 주인인 줄 알고 기뻐서 특유의 소리로 반가워합니다.
어쩌면 저렇게 일편단심 민들레일까?
이 녀석도 내 스승입니다.
오늘은 모처럼 마당의 잡초를 뽑고 잔디도 다듬어야겠다.
잡초를 뽑는다며 이리저리 마당을 두리번거리다 한 두 시간이 흐른 후에는
희한하게 정돈되고 고요해진 나를 발견합니다.
잡초 또한 나의 스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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