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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를 기다리다

(詩) 해바라기를 기다리다

 

詩人 신 성 수(71회 의정부시 경민고 한문교사)

비야,

이건 해도 너무한 것이 아니냐.

우리 사람들이 아무리 잘못했어도

입추가 지난 지 몇 날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너를 걱정하고 있으니

이제 그만 서운한 것, 노여운 것 거두어 가 주렴

 

나는 오래 전부터 해바라기를 기다려왔다

어디서 본 듯한 기억도 희미하나

네가 꼭 그렇게 계속한다면

여름 남은 날 끝내 마주하지 못하고 말 것이다.

 

비야,

네가 생각해도 멋지지 않느냐

여름 남은 날

진노랑 환한 낯빛으로 하늘 우러르고 서 있는 모습

설레지 않느냐

멋진 자태를 자랑할 듯하다가

금세 고개를 숙이고

겸손을 가르치는 모습

좋지 않으냐

 

설익은 가을바람에 그 큰 몸이 넉넉히 흔들릴 때

바람에 맞서기보다 제 몸을 기꺼이 내어주는

해바라기다. 해바라기란 말이다.

 

비야,

다른 말이야 덧붙이면 뭘 하겠느냐

사람으로서 자연 앞에 지은 죄가 많아

욕심을 낸다면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참말 조심스러운 바람이다.

해바라기를 본 일이 너무 오래되었다.

그 진노랑 환한 낯빛 한 번 만나게

한 번만 양보해 달라는 말이다.

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