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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게 재차 말하다

(詩) 봄에게 재차 말하다

詩人 신 성 수

 

봄아,

너에게 참으로 미안한 일이 생겼다.

일전에 내가 한 말 기억하고 있는지

 

인류애로 풀어야 할

일본의 저 그치지 않는 눈물은

우리나라도 언제든지 받을 수 있는

자연의 중벌(重罰)임을 깊이 깨닫게

네가 준엄한 목소리로 나무라달라고

 

그런데 너무 센 꾸지람으로

온 나라에 닥쳤다고 하니

어찌하면 좋으냐.

 

방사능 누출 앞에

어찌 하면 좋으냐 말이다.

 

무릎 꿇고 사죄하면 될까

두 손 조아려 빌면 될까.

 

이 노릇을 어찌하면 좋으냐.

봄 신명에 겨워 걸음 서둘러

더운 날숨으로 온 산하

언 땅을 딛고 일어설

저 꽃들에게 무어라고 용서를 빌어야 하느냐 말이다.

 

가슴 치지도 못하겠고 울지도 못하겠다.

그저 넋두리로 자연이 주는 징벌을 받고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

 

봄아,

무어라고 한 마디만 더 해주면 안 되겠느냐.

그래도 네가 저 자연과 더 가까우니

한 번 부탁이라도 해 달라는 말이다.

꼭 한 번 부탁이라도 해 달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