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밸얘 23 - 특이한 할로윈 풍습
🧑 김개석
📅 2003-11-01
👀 269
Trick or treat!
(매년 10월 31일 저녁 해지고 난 후 대개 5시부터 9시까지 악마나 귀신이나 천사나 할리웃 배우나 운동 선수나 일그러진 정치가나 그 외의 각종 특이한 모습으로 가게에서 사거나 집에서 창의력을 발휘하여 만든 변장과 다소 야하도록 진한 얼굴 분장으로 무장하고 집집마다 웃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나눠주는 사탕이나 작은 장난감을 담을 주홍색 플래스틱 호박통이나 될 수 있는 대로 커다란 쓰던 베갯닢을 한 손에 든 채 때로는 부모의 손에 질질 끌려 외등이 반드시 켜져 있는 가까운 동네 이웃들을 방문하여 딩동하고 초인종을 눌러서 트리꼬트리잇! 하며 크게 소리치는 말인데) (내가 짖궂게 당신 집에) 장난치는게 싫으면 (달콤한 사탕으로) 대접하세요!
It is Halloween tonight with candies, costumes, decorations, and kids.
오늘 저녁이 (바로) (끝도 없이 다양한 수백 가지의 단) 캔디와 (각종 무섭거나 재미있는 희한한) 의상과 (부엌에서 열심히 온가족이 함께 파내고 이리저리 구멍뚫어 촛불킨 커다란 주홍색 호박) 장식과 (떼지어 몰려다니는) 아이들이 (즐겁게 그러나 비교적 조용하게 흥청대며 길바닥에서) 어울리는 (미국 명절 중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할로윈이다.
오늘 아침 늘 다니던 이곳 우체국에 갔다가 풍만한 젖가슴 살이 훤히 보이는 붉고 하얗고 야한 전통적인 서양 하녀 복장을 하고 진한 화장과 함께 상냥한 웃음을 띄며 손님들을 맞이하는 평소에 안면이 있는 한국인 여직원을 보자 나는 곧 오늘이 할로윈이라는 걸 다시금 알아차렸다. 자신이 원하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이렇게 하루쯤 부자연스럽게 무너진 모습으로 출근을 해도 다 애교로 통하는 날이다.
사무실로 돌아 오던 중 라디오를 들어보니 미국 전국의 각 가정에서 오늘을 위하여 불경기 때문에 작년 보다 약간 줄어 들기는 했어도 평균 약 44불을 캔디와 의상과 장식에 골고루 썼다고 한다. 머릿속에서 얼추 계산해 봐도 대략 22억불이나 되는 엄청난 돈이다. 그렇지만 참 특이하고 재미있는 풍속이다. 그러한 아이들의 방문이 아예 싫거나 다소의 절제없이 왕창왕창 나눠주다가 중간에 준비했던 캔디가 떨어지면 그 시간 대에 집을 슬쩍 비우거나 바깥의 외등을 꺼놓고 대문을 닫아 두면 그만이다.
우리도 애들 셋 키우면서 그 동안 매년 그렇게 타오던 캔디들을 만일을 대비하여 하나하나 일일이 눈으로 검사하고 겨울 내내 두고두고 싫컷 먹었지만, 애들이 그만 훌쩍 다 커버린 이제부터는 하염없이 찾아오는 동네 아이들에게 그 동안 받은 신세만 죽는 날까지 갚아야 될 신세다. 아, 인생은 돌고 돈다.
그렇지만 지금 이 시각까지도 크고 작은 이곳 실리콘 밸리 가게마다 산같이 쌓여 있을 그 캔디들은 내일부터 이제 떨이를 위한 한판 세일에 들어가므로 우리같은 노땅들은 원하면 거기서 싸게 사먹을 수 있다. 아, 캔디도 돌고 돈다. 오늘 저녁을 위하여 그 동안 기거하던 근처의 대학 기숙사에서 벌써 집에 도착한 작은 딸 카니가 집에 빨리 오라고 지금 막 내게 전화를 해댄다. 아, 인생이나 캔디나 모두 돌고 또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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