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밸얘 12 - 일생일대의 기회
🧑 김개석
📅 2003-10-19
👀 358
“Do you want to spend the rest of your life selling sugared water,
or do you want a chance to change the world?”
“당신은 당신의 여생을 (고작 펩시 콜라와 같은) 설탕 탄 물을 팔며 보내기를 원하십니까,
아니면 당신은 (온) 세상을 (화끈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원하십니까?”
이곳 실리콘 밸리에서 오래전부터 전설처럼 여겨오는 유명한 인용구인데,
애플의 창시자 중 한 명으로서 다니던 대학을 중퇴하고 직접 회사를 경영하던
약관 28세의 스티브 잡스가 회사가 점점 커짐에 따라 자신의 경영 능력에 한계를
느끼며 전문 대타를 물색하던 중 지난 1983년 봄 뉴욕의 마천루 위에서 헛슨강을
운치있게 내려다 보며 그 당시 펩시 콜라의 고용 사장으로서 한참 잘 나가던 44세의
쟌 스컬리를 꼬실 양으로 침을 질질 흘리며 점잖게 넌지시 뇌까린 질문이다.
결국 멋있는 그 질문 한 토막에 쟌 스컬리는 펩시 콜라에서의 모든 걸 접고
애플에서 최고 경영자로 일하게 되었는데 얼마 안돼서 중구난방으로 계속 팍팍
튀는 스티브 잡스를 애플 내부에서의 온갖 권모술수로 회사에서 쫓아 내고야
만다. 선을 악으로 갚은 셈이다. 어이없게시리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혀서
하루아침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고 만 스티브 잡스는 한동안의 칩거 생활
끝에 다시 시작하는 심정으로 이것저것 창업과 실패를 거듭해 가며 소일하던 중
스티브 잡스가 없는 애플을 마치 앙꼬없는 찐빵처럼 맛없게 운영하던 고리타분한
쟌 스컬리가 만성 적자 경영의 불명예를 걸머지고 물러난 후 많은 소주주들의
한결같은 재촉에 여러번 고사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회사가 흑자로 돌아설 때까지
매년 연봉을 단 1불만 받겠다고 떵떵거리며 다시 애플에 회장으로 입성하게 된다.
내 기억에 의하면, 오랫동안 초야에서 농익으며 나이까지 지긋해진 스티브 잡스의
다소 엉뚱하지만 참신한 경영술과 타고난 커리스마로 애플은 정말로 단 1년만에
만성 적자의 늪에서 일단 헤어나게 된다. 물론 그의 연봉도 훌쩍 뛰게 된다.
역시 스티브 잡스답다. 바로 어제 또 치밀하게 계획된 두개의 대형 사고를
한꺼번에 치고 만 것이다. 가만히 보면, 그 계획된 소위 마케팅 사고를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치루느냐에 따라서 초창기 사업의 성패가 크게 좌우되는
것 같다. 커다란 힘과 비용 안들이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동시에 확실히 알리는
게 목적이다. 그렇지 않아도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iPod에 이어, 지난 4월에
애플용 iTunes 인터넷 음반 가게를 열어 그 동안 단숨에 천삼백만 개의 음악
내려받음을 개당 1불씩에 팔아치우며 그 여파로 12불하던 주가가 거의 두배로
훌쩍 뛰는 등 승승장구하던 애플이 드디어 어제 AOL과 펩시 콜라와의 어마어마한
업무 연계 계약을 믹 재거 등 유명 가수를 동원하여 멋드러지게 발표한 것이다.
우선 아직도 잘 나가는 AOL에 PC용 iTunes 인터넷 음반 가게를 열어 내려받음
개당 99전씩에 내년 4월까지 약 일억개의 음악 내려받음을 돈 받고 팔겠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그동안 군침만 흘리던 PC시장에 애플답지 않지만 뛰어들어서
유료로 다시 시작하는 기존의 냅스터나 공룡같은 월마트나 혹은 잠시 갈팡질팡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잇즈와도 피튀기며 한번 일전을 치뤄 보겠다는 것과
그 장대한 목표를 현실적으로 성취하기 위하여 내년 2월 1일 미식 축구의 최대
제전인 수퍼보울 일요일을 기하여 정확하게 60일 동안 미국에서 팔리는 모든
펩시 콜라 제품의 병 뚜껑 안쪽에 iTunes 인터넷 음반 가게에서 99전짜리 곡
하나를 공짜로 내려받을 수 있는 고유 비밀 번호를 세병당 하나씩 약 일억개를
장착한다는 재미있고도 당찬 계획이다. 아이고, 우리집도 애들 등쌀에 펩시 콜라
엄청 마시게 생겼다. 그거 마시면서, 아이러니컬하게도 다시 펩시 콜라를
찝쩍거리는 스티브 잡스의 타고난 천재성에 감탄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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