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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문교우 당구대회 후기...

*** 제5회 휘문교우 당구대회 ***
      2015년 11월 7일 토요일
       국일관 세종당구아카데미

위로 치고..

아래로 치고..

옆으로 치고..

휘돌려 치고..

세워 치고..

직사각형 테두리 안에서 흰공과 빨간공은

서로 부딪치면서 돌고 돈다.

우리네 인생도 인생이라는 둘레안에서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면서

어디로 갈 지 모르는 삶을 살고있다.

원하는 곳으로 꼭 맞을 것 같은 둥근 당구공도 여러가지 변수에 의해서

의도되는 곳으로 가지 않는다. 우리네 인생처럼...

당구공도 그럴진데 우리네 인생은 오죽하랴..

피타고라스의 정리, 싸인 코싸인이 아니라더도
수학적인 개념, 물리적인 개념이 아니더라도...
우리네 인생에 축소판이 당구가 아닐까 생각된다.


백발의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돌려치는 큐대는

그 인생만큼이나 무게가 더 했으리라.


정말 얼마만에 먹어보는 당구장에서의 짜장면인가...

누군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짜장면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당구장에서 먹는 짜장면이라고 하지 않았나.

30여년만에 먹어보는 당구장에서의 짜장면 맛은 말해서 무었하랴.

학교다닐땐 비비는 시간도 아까워 짜장면을 중국집에서 아예 비벼서 배달해 먹기도 했었는데..

그 때의 급함보다 지금의 여유로움이 너무도 좋다.

하루를 당구장에서 당구치면서 보낸것도 얼마만인지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아련하다.

예상치 못한 준우승의 기적도 내 인생의 소중한 추억의 하나를 장식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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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였습니다.

명수가 휘당회 밴드 초대로 할게된 휘문교우회 당구대회!

당구비 140원일때 당구장에서 하루를 보낸 날이 언제였던가..

이 것 또한 내 삶의 한 부분인것은 틀림없는 것이지않는가.

당구 또한 우리 젊음의 한 상징이고 청춘의 추억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70회 동기들의 참석 권유도 없었지만 ... 가 보고 싶었다.

그리고, 분위기를 온 몸으로 느끼고 싶었다.

아침 8시 집에서 출발 전철은 젊은 시절의 당구 추억을 안고

종로3가에 9시 40분 도착. 국일관 세종아카데미당구장.

건물 입구에서 명수를 만났다. 휘당회 총무를 맞고있는

명수는 일찍와서 이것저것 준비하느랴 바쁘다.

5층 입구에 들어서자 집행부에서 접수를 받고있었지만

시간이 일러서인지 좀 어수선했다. 내 이름 석자 방명록에 남기고

회비 2만원 접수하고 휘문벨트와 메모지를 받고 당구장

입구에 들어서자 아직 당구장 안은 조용했다.

선후배 동기 아는 분이 없어서 망설이다 그냥 갈까도 생각했다.

젊은 날의 당구장 추억에 젖을 즈음 붕서친구가 들어왔다.

저 멀리 구석에 병택친구가 당구를 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명수 병택 붕서 그리고, 나... 이렇게 휘문70회는 4명!

붕서친구가 3구대회에 나가기로 했지만 나때문에 4구 B조 복식에

함께 참가하기로 하고 접수를 하고 왔다.

어쩌면 추억을 그리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아쉬움에 집으로 일찍 돌아왔을 수도 있었는데...

또 다른 기적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10시30분 휘당회 회장님의 개회식을 알리며 본격적인 행사

휘문 5회 교우회당구대회가 시작되었다.

조추첨을 하고 여기저기 3구부터 1회전 시작...

여기저기서 침묵과 탄성... 박수...

30분정도 경과 후 4구 1회전 시작..

63회 선배님들과 1차전이 경기가 시작되었다.

30분 경기에 30개 쓰리큐션,가락구 각각 한개...

30분까지 안 끝나면 그 때까지 많이 친 쪽이 우승이다.

시간제한이 있는 1차전 2차전 .

서로 승부에 집착없이 선배님들과 한퀴 한퀴 경기가 시작되었다.

20분 정도 지날 즈음까지 우리팀이 15점정도 지고있었다.

그리고 집행부에서 막걸리와 족발안주를 배분해 주었다.

막걸리 서너잔 마시고 나니 술 기운인지 분위기가 우리쪽으로 조금씩

기울고있었다. 나도 붕서친구도 서너점씩 연달아 치기 시작하고

반대로 선배님 팀은 초반전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후반에

좀처럼 실력발휘를 못 하고... 3분 남겨두고 점수 역전..

서로 합의 하에 쓰리큐션 한개까지 가기로 했지만 집행부에서

딱 30분이 되자 게임판 불을 끄고 승자와 패자를 갈랐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1차전 역전 우승!

1차전 역전의 우승은 막걸리가 분수령이 된것 같았다.

그 이름..

취당권! 이라 명하고 싶다.



휴식도 없이 2차전 조 추첨...

바로 경기 시작!

2차전도 63회 선배님들과의 경기다.

여기서 이기면 4강이다. 1차전과 같은 방식이다.

1차전에 이어서 2차전도 우리팀이 초구...

내가 계속 초구를 쳤다. 2차전도 1차전때처럼...

우리팀이 10점정도 중반까지 지고있었다.

막걸리 기운이 떨어진 것일까... 집행부에 있는

막걸리 2통을 가지고 와 한 통을 마셨다.

얼굴은 발그스레... 취당권이 서서히 발동하기 시작했다.

한 퀴에 5개 6개 연달아 치면서 30분 종료와 함께 역전!

이제 4강이다.

기분이 이상했다. 욕심도 생겼다.

40년의 추억을 찾아 떠나는 추억여행! 설레임 8개월째다.

이왕이면 멋지게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

올 한 해 나에게 많은 추억 중에 하나

또 다른 기적같은 일이 생길 것만 같았다.



3차전...

이제 한 번만 더 이기면 결승이다.

점심시간 밥버거가 배달되었다.

나는 짜장면을 먹고싶었다. 집행부에서 나중에 짜장면 주문을 받았다.

그 때 입구에서 낮익은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70회 김홍준회장이 비원에 왔다가 응원차 잠시 들렸다 한다.

잠시라도 홍준회장이 날씨도 안 좋은데 응원차 얼굴을 비추니 힘이 났다.

병택친구 명수친구는 3구 1차전 탈락으로 병택친구는 언제 갔는지

집에 가고 홍준회장도 가고 명수친구만 휘당회 총무로서 남아

응원 아닌 응원을 해 주었다.

점심을 먹기위해 손도 씻어야 하지만... 나는 손도 씻지않았고 장갑도

벗지 않았고 큐대도 바꾸지않았다. 뭔가 부정이 탈 것 같았다.

모든 것 하나하나가 오늘은 나를 위해서 있는 것만 같았다.

짜장면이 배달되고 올만에 먹어보는 당구장에서의 짜장면!의 힘으로

4강 3차전이 시작되었다. 4강전 중에 교우회 총동문회 회장님이 격려차 오셨다.

3차전도 63회 선배님들이다.

(여기서 잠시 말씀드리면 63회 선배님들이 최다 참가상 최다 선수상을 휩쓸었다.

특히, 4구에 대대적인 선수를 참가시킨 것을 휘당회밴드를 통해서 익히 알고있었다.)


3차전부턴 시간제한이 없다.

30개에서 40개로 10개 추가되고 쓰리쿠션, 가락구 각1개...

3차전도 가위바위보로 우리팀 선공... 내가 초구을 쳤다.

3차전에선 우리팀이 초중반부터 앞서가기 시작했다.

이대로 간다면 여유롭게 이길것 같았다.

상대팀이 10개 정도 남을 즈음 우리는 큐션에 들어갔다.

붕서친구가 쓰리쿠션 한개 치고... 가락구는 몇 번의 기회는

있었지만 생각처럼 되질 않았다. 그 사이 상대팀이 다 따라오고 ....

아! 쫒기는 자리에 있으니 몸이 조금씩 경직되어 갔다.

실수도 많아지고... 여기까지 인가 생각되었다.

막걸리 2잔을 연거푸 들이 마셨다. 취당권이 서서히 발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차례... 쉽지않은 다마였다. 정상적인 상태로는..

내 실력으로는 발휘될 수 없는 힘이 나왔다. 취당권이 발동한 것이다.

막걸리의 힘을 빌어 있는 힘을 다해 큐대를 휘돌렸다.

빨간공을 맞춘 내 흰공이 쓰리코를 맞고 반바퀴를 더 돌아 5코를 맞고

나머지 빨간공에 맞는 순간... 그 짜릿한 희열은 무슨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

붕서친구와 하이파이브로 기쁨을 만끽했지만.. 한 편으론 내 뜻대로 들어간 공이 아니라

63회 선배님들 한텐 정말 죄송했다. 3큐션으로 맞출려고 한 공인데... 3큐션으로 안 맞고

반 바퀴를 더 돌아 5큐션으로 맞아으니 말이다.

주위에선 70회가 한 팀이 나와서 63회 킬러라고 소문이 났다.

먼저 함께 경기한 63회 선배님들이 꼭 우승하라고 격려도 해 준다.

이제 결승이다.


결승전을 앞두고 초청 프로선수들의 시범경기와 한 수 배우기 질문 시간이 있었다.

정말 대단한 프로다.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각도와 방향에서 묘한 꺽기와 휘돌림으로

멋진 쓰리큐션! 과연 프로는 프로다. 지금 생각해 봐도 그럴수가,,,

감탄이 나온다.



대망의 결승전!

상대는 또 63회선배님들이다.

4시를 좀 넘은 시간...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서인가...

집행부에선 결승전인데도 불구하고 예정에 없던 시간제한을 두었다.

40개 30분 .. 쓰리큐션 가락구 각각 1개 씩이지만

시간제한으로 결승전인데도 불구하고 점수로 끝날 분위기이다.

가위바위보 우리가 졌다. 우리팀이 지금껏 선공 흰공이었었는데...

뭔가 느낌이 좋지않다. 불안한 예감이 스친다.

결승전이라는 중압감때문일까... 우리를 둘러싼 많은 응원단들 때문이었을까...

양팀은 초반부터 중반까지 소강상태... 실수 빠킹 연발...

빼는 점수보다 늘어나는 점수가 많아졌다.

집행부에서 막걸리 2병을 갖고와 한병을 연거푸 마셨다.

그런데 나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그동안 막걸리의 힘으로 취당권?을 발휘

여기까지 왔는데... 그 막걸리가 잠재되어있던 치질을 재발시킨 것이다.

하루종일 서 있고 막걸리를 계속 마셨으니 조용했던 치질이

성질을 못 이겨 나오는 것이다. 경기 중간중간에 손가락으로 치질을 집어 넣으면서

말못할 컨디션이 바닥에 떨어졌다. 의자에 잠깐잠깐이라도 앉고 쉬고 싶었지만

응원하는 선배님들로 빈 의자는 없었고... 넘 힘들다 보니...

손가락과 다리에 잠시잠시 마비가 오기도 했다. 정말 힘들었다.

이럴때 동기들이라도 와서 응원해주고 물과 의자라도 제공해 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잠시 생각이 들었다.


시간은 20분이 넘어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양팀 모두 실력발휘가 되질 않았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우승이 우리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쉬운 공도 치질로 인해 손가락과 다리가 잠시잠시 마비가 오면서 자꾸 실수를 한다.

25분 경과... 상대팀 선배님 한 분이 차분하게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다섯개, 여섯개... 그렇게 대세는 상대 선배님팀으로 돌아가기 시작했고

시간은 29분 경과... 집행부에선 30분까지 점수로 우승을 가린다고 준비 중이다.

마지막 내 차례.. 일곱개를 치면 역전 우승이다.

다음 다마가 좋게 서 줬다.

어쩌면 일곱개를 칠 수 있을건만 같았다. 일곱개만 더 치면 우승이다.

몸에는 힘이 들어갔고 오른팔은 많이 경직되어 가고 있었다.

그러나 너무 신중해서 일까... 힘없이 삑살이... 내 공은 목적지까지 가지 못하고...

선배님들에게 축하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화장실로 급히 달려갔다. 치질을 휴지로 좀 잠재우기 위해서...

막걸리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

결국엔 막걸리로 인해 힘든 마무리가 되었지만,,,,

준우승!


정말 고마운 준우승이다.
오전에 그냥 갈 수도 있었는데...

오늘은 나을 위한 날인가 보다.



곧이어 시상식과 폐막식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행운권 추첨...

난 장대우산을....

제일 마지막 의료기기 최고가 행운권은

동기 강명수친구가 행운을 거머쥐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함께 추억을 만들어 주고 나에게 소중하고 귀한 경험을 갖게 해 준

경기를 함께 했던 63회 선배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우승하신 63회 박성일, 전세경 선배님들께도 진심으로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함께 경기했던 선배님들 성함이라도 적어 놓을걸 그랬나 봅니다.

혹시 다른 자리에서 선배님들 뵙게되면 반갑게 손 내밀어 주세요.

선배님들 항상 건강하시고 내년에도 지금 모습으로 뵙길 바랍니다.


또한...

이런 귀한 자리 만들어주시고 주관해 주신 휘당회 63회 안계초선배님과...

비오는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빛내 주러 먼길 오신 교우회장 최창순회장님께도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좋은 추억 만들어준 집행부 선후배님들께도 감사드리고....

조한혁 71회 총무후배님 진행하시느랴 수고하셨고 고마웠습니다.


특히,

나에게 휘당회밴드로 초대해준 동기 강명수친구에게도 고마움 전합니다.

올해부터 시작된 추억을 찾아 떠나는 여행

오늘 하루도

멋진 여행이었습니다.


이렇게 열세번째 나의 추억여행을 마감할려고 합니다.


-- 인생이란 도전하는 자의 것이다 --

라는 말이 떠 오르는 하루였습니다.


만일 내가 추억여행이라는 도전을 올해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만일 내가 오전에 그냥 갔더라면...

이런 귀한 경험과 설레임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요??

휘문인임을 다시한번 일깨우는 하루였습니다.


나도 휘문인이다!!!

70회 한광호 올림...

2015년 11월 7일 토요일.


***** 당구라 쓰고 인생이라 읽는다 *****


- 귀한 추억과 더불어 소중한 선물 고이 간직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