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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암
낙화암

윤 관 호


가을 햇빛 받으며 친구의 안내로
부여의 부소산 낙화암에 이르니
곡선으로 흐르는 
백마강이 내려다 보인다

신라와 당나라 연합군에 
백제의 수도인 사비성이 함락 당하자
삼천 궁녀가 백마강에 꽃다운 몸을 
던졌다고 배웠다

경사가 가파르지 않아 
그냥 몸을 던져서는 강물에 빠질 수 없고 
몇 분 정도 걸어 내려 가야
강 언저리에 닿을 수 있었으리라

강쪽으로 내려가니
삼천궁녀의 넋을 기렸다는
고란사가 보인다
고추잠자리 한가로이 날고
풀벌레 소리도 들린다

강물에 몸을 던져 죽은 
궁녀가 몇이나 될 까?
고란사에서 삼천 궁녀가 아니라
전사한 백제인들의 넋을 기리지 않았을까?

우리가 배우고 들어서 
오랫동안 안다고 한 것들
사실이 아닐 수 있다고 친구와 얘기를 나눈다
나라를 잃은 백제 사람들의 
울분이 하늘을 찔렀기에
누군가가 지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것이리라

역사를 알고 있을 백마강은
아름다운 자태로
말 없이 흐르고 있다
1300 여 년 전에
목숨 바쳐 나라를 지키려던
백제인들의 충절(忠節)의 향기가
강바람에 실려 오는 듯 하다.

       *사비: 부여의 백제 당시의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