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연속극
🧑 신성수
📅 2015-10-21
👀 643
(시) 아내의 연속극
시인 신성수
아내는 무엇이 그렇게 재미가 있을까. 아무리 바빠도 그 시간만 되면 텔레비전을 켜고 금세 몰입하는 것이었다. 눈은 외면하면서도 귀로 들리는 호기심을 이겨내지 못하고 어느 가을 밤 나는 아내를 위해 연속극을 틀어놓고 으쓱해 보았다. 제목도 근사하였다. ‘가족을 지켜라.’ 비장한 제목이 흘러나오고 아내는 당신도 보고 있었군요 하면서 만족해 하였다. 나는 어색한 낯빛을 하고 아내의 연속극이 되기로 하였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더 이상 화면에 시선을 둘 수가 없었다. 거기 아버지가 있었고 힘겨운 삶이 조명되고 있었다.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가면을 쓰고 노래까지 해야 하는 아버지의 삶이 클로즈 업되고 있었다. 아버지의 정직한 일상이 거기 있었다. 아내는 무슨 이유로 드라마에 몰입하였을까. 나는 말없이 거실로 나오고 말았다. 가족만 생각한다는 근사한 변명을 앞세워 왔던 나는 더 이상 아내의 연속극이 되지 못하고 말았다. 거실에 나와서도 한참을 나는 연속극 제목만 떠올리고 있었다.
‘가족을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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