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回想)
박 재 형
너무 오래 전의 일이다.
아무 일없다는 듯 살았고, 잊었다.
너의 부드러운 숨결과 입술,
차가운 말과 나의 시선들......
한동안 당신을 쉽게 보낼 수가 없었던 시간이 있었지만,
끝끝내 끌어안고 버티지 못했었다.
그리고, 되찾을 수 있을 거라던 사랑은 어디로 흩어졌을까?
애써 시간이 데려온 사랑의 흔적은
가까이 가면 안되는 미련같은 갈등으로 남아 씁쓸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돌아갈 수 없는 고향,
쫓기 듯 도망치 듯 살아온 삶은
오래된 기억을 떠올렸다.
봉숭아 꽃잎, 시큰한 향내로
자주 웃고 자주 울던 누나가
푸르고 깊은 바다 조차도 마음을 비워내지 못하고
먼 곳을 돌아, 자신을 저버린 듯
시린 웃음으로 돌아서는 뒷모습이 미안하다.
병마에 시달리던 아버지의 의식이
흐릿해져가는 마지막 순간
“아빠, 나 보여? 내가 누구야?”
“누구긴.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딸이지!”
마지막 한마디는 저 하늘을 지키는 북극성으로,
꺼지지 않는 화톳불로 살아남아
오랜 시간에 걸친 갈등의 기억들을 포용한다.
그리고 간절한 바램과 그리움만 눈물찬다.
이제, 그냥 지나가지 않은 어려운 시간들,
수많은 흔들림과 아픈 이야기를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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