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내려오다
🧑 신성수
📅 2014-03-15
👀 570
(詩) 山, 내려오다
詩人 신성수
야윈 산이 내려오기 시작하였다.
사람들에게
살점이란 살점 모두 다 내어 주고
겨우 식을 대로 식은 날숨만 가지고
느린 속도로 한 걸음씩 내딛기 시작하였다.
산이 움직이자
아직 겨울에 머물러 있던
계곡이며 나무들이
화들짝 놀라 깨는 것이었다.
녀석들은 두리번거리며
산의 알 수 없는 행동을 궁금해 하였다.
산은 ‘쉬잇’하더니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계곡과 나무들을 부르는 것이었다.
녀석들은 갑자기 왜 그러느냐고 물어보려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산이 너무도 센 힘으로 손을 잡았기 때문이었다.
계곡과 나무들까지 움직인 자리에
사람들 발자국만 남았다.
그들이 버린 알 수 없는 흔적만 남았다.
산이 내려오고 사람들만 또 어울려 오르는
이제는 빈 산
사람들은 산을 우러르며 산에 올랐을까
혼자 주고 받는 생각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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