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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호,詩로 쓰는 편지

 

                          국수 공양   


                                              이 상 국

 

              동서울터미널 늦은 포장마차에 들어가

              이천원울 시주하고 한그릇의 국수 공양(供養)을 받았다

 

             가다꾸리가 풀어진 국수발이 지렁이처럼 굵었다 

 

              그러나 나는 그 힘으로 심야버스에 몸을 앉히고

              천리길 영(嶺)을 넘어 동해까지 갈 것이다

 

              오늘밤에도 어딘가 가야 하는 거리의 도반(道伴)들이

              더운 김 속에 얼굴을 묻고 있다

 

     # 이상국 시인은 양양에서 나서 내,외설악을 오가며 대부분의 생을 살았습니다.
        진부령,미시령 넘어 다니며 바라보는 동해 바다를 소재로한 시가 별로 없습니다.
        어쩌다 서울에 볼일 있으면 미시령,한계령 넘어 동서울터마널에 내려서 일보고
        다시 동서울터미널에 와서 승차권을 사고 남는 시간에 터미널 주변 포장마차에서
        가다꾸리가 풀어진 국수로 출출한 저녁을 때우고 밤차로 천리길 령(嶺)을 넘어
        동해로 오지만 그의 시에는 바다가 없습니다.
        사찰에서 하는 식사를 공양이라 하고 불가에서 수행을 함께 하는 벗을 도반(道伴)이라고
        하는데 터미널 주변의 서로 낮선 여행객들이 요기도 하고 추위를 이길겸
        이천원 국수 한 그릇에 얼굴을 묻고 서있는 허름한 포장마차 안의 스산한 풍경을 
        불가 용어를 빌려 그림 한 편 보듯 잘 그렸습니다.
        시인은 아주 사소한 일상의 것에서 깊은 울림의 반향을 만들어내는 이야기 꾼입니다.
        우리도 각자 어딘가로 가야할 목적지가 따로 있는 도반들입니다
        승차권을 각자 주머니에 넣고 막차가 끊어지기전에 더운김속에 가다꾸리 풀린 국수 
        한 그릇에 얼굴을 묻고 포장마차에 서있는 도반들입니다.
        국수공양 한 그릇 그 힘으로 목적지까지 가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