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교우회게시판 - 문예마당

휘문교우회 로고
최인호 베드로 선생을 우러르며

(시) 최인호 베드로 선생을 우러르며

                                                        시인 신성수라파엘

최인호선생의 ‘인생’을 사서 읽으면서

떠났지만 가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고

주님 곁에서 너무도 멀리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손, 발톱이 모두 빠진 상태에서도

두 달 만에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를 탈고해낸

선생의 인고와 열정을 알게 되면서

함부로 문학을 드러냈던 그간의 교만이 부끄러웠다.

 

선생께서는 비로소 올바로 가야 할 방향과 제대로 우러를 것을 가르쳐 주셨다.

 

문득 그런 생각을 해 보았다.

삶의 순간은 언제나 왜 시간이 지나고서야 깨닫게 되는 것인지

 

머리 위로 선생께서 찬물을 길어다 붓는다.

 

에이, 이놈아

못난 놈.

 

선생께서는 왜 서둘러 떠나야 했을까

선생의 빈 자리 앞에서

나는 또 변명을 만들고 있다.

 

가을은 늘 같은 낯빛으로 찾아왔는데

나는 거울을 바라볼 용기도 없다.

 

주님,

벌 하소서. 큰 꾸지람으로

제가 다시는 함부로 하지 않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