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에 대하여...\"
🧑 최영철
📅 2006-02-02
👀 485
- 박완서의 \'잃어버린 여행가방\' 중에서 -
그때 잃어버린 여행가방은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만일 누가 그 가방을 연다면 더러운 속옷과 양말이 꾸역꾸역, 마치 죽은 짐승의 내장처럼 냄새를 풍기며 쏟아져 나올 것이다. 그러나 내가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이 육신이란 여행가방 안에 깃들였던 내 영혼을, 절대로 기만할 수 없는 엄정한 시선, 숨을 곳 없는 밝음 앞에 드러내는 순간이 아닐까.
나는 이 글을 읽으면서 우리 속 깊이 숨어있는 적나라한 세탁되지 않은 빨래더미가 언젠가 백일하에 드러날 때의 나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으나 생이 마감되는 날 나의 온 과거가 필름처럼 비쳐질 때의 느낌을 무어라 표현할 수 있을까?
나는 우리들 오십의 나이 知天命에 들어서면서 \'천명을 안다\'는 것에 대해 줄곧 생각해 왔다.
공자의 논어에 의하면 하늘의 뜻을 알아 그에 순응하거나,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최선의 원리를 안다는 것이며, 마흔까지는 주관적 세계에 머무르나, 50세가 되면서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세계인 성인(聖人)의 경지로 들어선다는 뜻이다.
최근 몇 년간의 우리 세대를 살펴보면 많은 변화를 볼 수 있다.
가까이는 사선을 넘어선 친구도 있고, 지금 넘고 있는 친구도 있다.
지구 반대편으로 떠나 새로운 생을 가지는 친구도 있다.
탄탄하게 닦아온 오랜 직장을 버리고 새로운 직장으로 떠나는 한 유명한 친구도 본다.
인생을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눌 때 후반기 인생의 첫걸음을 내딛는 때가 바로 지천명의 나이이지!
육신이란 여행가방 속에 담겨있던 움추렸던 영혼이 나이가 들어가며, 육신이 쇠락해짐에 따라 빵의 세계에서 정신세계로의 전환되는 시기가 바로 우리 나이가 아닌가 싶다.
어이! 절망 속에 있는 친구야!
친구가 스스로 만든 울타리를 벗어나야할 것 같은데...
별의 별 수단 방법을 다 동원해도 빵의 세계에만 머무르면 더 나은 발전과 결실을 기대할 수 없단다.
새로운 세계로 들어서려면 50여년 묵은 육신의 여행가방을 비워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새로운 희망의 세계로 들어서지 않겠니?
불새가 새로운 생명을 얻기 위해 자신의 몸을 불에 태우는 것처럼 새로운 것을 한 가지 얻으려면 지난 것 하나를 버려야 되나 봅니다.
역설적으로 당신이 가지고 있는 하나를 잃어버리는 경우는 어쩌면 당신에게 새로운 무엇이 찾아오리라는 예시가 아닐까 합니다.
희망은 기다리는 기쁨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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