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교우회게시판 - 문예마당

휘문교우회 로고
귀둔리의 밤


귀둔리의 밤

                                                                                             천낙열

 

팔 베고 누운 산등성이

검은 등 아래로

어둠 내려오면

피곤한 그림자는

산이불을 덮고 잔다

 

반딧불이

불을 밝혀 놓고

별 헤며 노니는 밤

산동네 마을이

까맣게 타 들어가고

아궁이에 지핀 불꽃이

바알가니 모닥불로 피어오르면

흔들리는 나뭇잎 사이로

둥근달이 뜬다

 

맑게 맑게 세수하고

곱게 곱게 화장하고

달빛은

어두운 숲 속을 지나

차디찬 계곡을 보듬고

 

산동네가

잠들어 갈 즈음에

골짜기를 흐르는 물 소리는

달을 흔들고 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