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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水族館)

수족관(水族館)

                                                                                                                 천낙열

 

바다 저쪽 아스라이

떠 있는 외딴섬이 고아 되어 외롭다

바다 떠나 유리 안에서

노니는 물고기들이 삐에로 되어 재롱을 부린다

 

짭쪼름한 바닷물 내음새는

혀끝에 둘리는 쫄깃한 회맛으로 밀려오고

 

수족관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는

화려한 패션을 자랑삼아

무대에 선 인어처럼

현란하게 춤을 춘다

 

통통한 몸매의 외눈박이 물고기는

피카소가 그린 풍만한 여인 되어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서

바람둥이와 바람난 아가씨 되어

날렵하게 미끄러진다

 

고향 잊은

무표정한 얼굴에서

멀어져 가는 바다를 보고 잊혀져 가는 하늘을 본다

 

아름다운 산호초가 형형색색 자라고

바다 풀들이 흐느적거리며

교태를 부리며 유혹하는 물 속

거침없이 헤엄치며 노닐던 용궁을

끝내 잊지는 못하나

 

생명을 얻어 살다

이슬처럼 사라지는 세상살이

수의 입은 사형수는 무엇을 생각할까?

수족관에 갇힌 물고기는 마냥 놀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