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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돌이의 전원일기
오늘은 매우 맑으나 약간 배가 고픈 것 같다. 주인 아저씨가 오랜만에 마당을 거닐면서 잡초도 뽑고 나무도 손 보시는 게 아마 여유를 찾으신 모양이다. 그러다 동네 어슬렁거리기 잘하는 윗집 삽순이네 CF감독 아저씨를 본 우리 아저씨가 마당으로 청하신다. 아주머니가 수박을 큰 사발로 하나 가득 담아 나오신다. 가만 보니 감독 아저씨네 옆집 그러니까 달곰이네 아저씨도 달곰이하고 내려오고 계신다. 달곰이는 토종개 연구소에서 뒷 거래로 빠져나온 삽살개 순종이다. 감독 아저씨네 삽순이하고는 오누이 간이며 달곰이는 남자다. 그런데 달곰이네 아저씨가 내려오다가 달곰이를 다른 집 울타리에 매놓고 오려하니까 감독 아저씨가 그냥 데리고 들어오라고 하신다. 그래서 우리집 마당에 달곰이를 묶어 놓고 세 아저씨가 수박을 드시는데 매우 맛나게 드신다. 보고 있으려니 슬그머니 부아가 치솟는다. 누구 입은 입이고 누구 입은 아가리냐? 한데 일이 생겼다. 소나무에 묶였던 달곰이가 풀렸다. 이 눔은 내가 우리 아저씨와 문형산 오를 때마다 길목에 있는 자기 집에서 나만 보면 으르렁거리던 쌍눔이다. 곧바로 나한테 달려오더니 시비를 걸기 시작한다. 나는 우리 마을에서 젤로 좋은 전원견택에 살지만 묶여 있어서 행동에 자유가 없다. 은근히 겁을 주면서 나한테 으르렁거리며 덤빌 듯하다. 달곰이와 나의 성질을 잘 아시는 우리 주인 아저씨가 저 쪽에서 소리를 치신다. \"빨리 잡아\" 세 아저씨가 황급히 달려온다. \"으르릉 왕 왕\" 말릴 새도 없이 나와 달곰이가 붙었다. 요놈 쯤이야. 너 잘 만났다. 이 새꺄. 어디 맛좀 봐라. 역시 스피드는 나를 따를 눔 없지. 단번에 달곰이 아가리를 물어 비튼다. 달곰이 입에서 피가 흐른다. \"만세 먼저 코피 터지는 눔이 진거다. 와우 이겼다. 하지만 절대 놓으면 안 된다.\" 다음은 목이다. 이 눔이 계속 열받아서 덤비니 목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죽지 않을 만치만 물어야지 아니면 난 우리 동네에서 쫓겨난다. 감독 아저씨와 달곰이네 아저씨가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같이 삽살개 편을 든다. 나를 마구 때린다. 그런데도 우리 주인 아저씨는 삽살개만 떼어놓으려고 애쓴다. 겨우 달곰이를 떼어놓았는데 달곰이 얼굴에 피가 낭자하다. \"거봐라 까불지 말라고 했지\" 주인 아저씨가 솜에 소독약을 듬뿍 묻혀 가지고 달곰이네 집에 찾아가는 것이 보인다. \"아유 시원하다\" 다시 돌아온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나를 살펴 보신다. 다친 데 없는가 보시는 모양이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유 주인님\" 그러더니 한 말씀 하신다. \"야 너 진짜 잘했다.\" 어 이상하다. 아까는 달곰이 아저씨 앞에서 달곰이 편을 들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