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교우회게시판 - 자유게시판

휘문교우회 로고
살아 돌아온 친구..
종인이는 나와 2학년때 같은 반이었다. 그넘은 금호동에 살고 나는 약수동에 살아서 자주 155번 제일 여객을 타곤했다. 늦은 저녁까지 땀흘리며 놀다가(가끔 공부도하다가) 하교할때는 종로를 향한 낙원골목을 걸으며 , 우리들의 꿈, 소원, (이상형의 여자는 물론이구) 살아가는얘기를 하며 만약~무엇무엇이된다면 등등 둘이 뭔가 통하는것이 많았던 것을 기억한다. \"이제 밤도 깊어 고요한데..\" 투윈폴리오의 축제의노래 와 웨딩케익을 부르며 비슷한높고 낮은 화음을 만들어 보기도 했던,같이 추억을 많이 만들었던 친구다. 게으르고 급했던 나의 불찰로 미국에 온후로 연락이 끊기구 말았다. 바다건너 이별한 친구들이 많이 있었지만, 종인이가 가끔 떠오를땐 갑자기 컸는지 교복이 줄었는지 항상 바지가 짧은 교복을 입고 다니던 종인이가 생각이 나곤했다. 좋은일을 겪어도, 보아도, 맛있는걸 먹어도 그넘 생각이 났었는데.... 그때마다 한국에 가면 그녀석을 꼭 찾아봐야지 생각했었다. 십여년전, 한국에 갔을때 종인이를 수소문해보는중에 그녀석이 열차에서 뛰어 내려 자살했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다. 어떤 근거의 소식통이었는지는 지금 확실히 기억이 나질 않지만 나는 그때 마음에 많은 충격을 받았었다. 오만가지의 상상을 다해보며 설마하다가도 그렇게 힘들었었나? 하며 마음이 몹시도 아팠었다. 그후 종인이는 점점 내생각속에서 현실속에 인물이 아니다보니 점차 희미해지기 시작했고...그후 한국에 나가서도 누구에게 물어보지도 않게 되었다.. 근데 이게 왠말~! 지난번 상섭이가 1학년 1반 반창회소집때 이눔(조종인이가) 게시판에 흔적을 나타낸거였다. 나는 리플을 달고 살아있는종인이를 수소문하여 드디여 전화 통화가 되었다. 보고싶었던 친구... 아~! 그렇게도 살기가 힘들어서 자살을 했단 말인가~! 하며 허망함을 금치 못했을때를 생각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아닌가... 그것도 어려움을 이겨내고 훌륭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장남인 종인이가 홀어머니와 동생들 모시고 잘키우구 아들딸 낳구 잘살고 있다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이번에도 가족들과 어머니, 둘째 동생과 함께 막내 동생 결혼식차 클리브랜드에 왔던중 나를 보러지금 달려 오고있는것이니 말이다. 어째튼 종인이녀석은 오래살겠다. 죽었다 살았으니 ㅎㅎㅎ 몇시간후면 종인이를 만난다. 아침에 전화할때 클리블랜드에 비가 무쟈게 와서 좀 늦어진다고.. 킬킬대며 나만큼 좋아하는 그녀석과 통화를하였다. 올해만도 두명의 동기가 세상을 떠나서 우리모두를 심란케 했는데, 살아돌아온 친구를 기다리는 마음은 아주 행복하다. 잊혀져가는 기억속에 추억마져 사라질뻔 했던 친구와의 재회의 마음은 아침부터 두근거린다. 이것이야말로 힘들게 살아가면서 얻는 또하나의 큰 보너스가 아닐까?... 휘문의 울타리가 만들어준... 한조각의 천을 표면적으로 보면 ,그것은 그저 천조각에 지나지않는다. 그러나 깊이 탐구 하여 제작과정을 주의깊게 보면,그것은 수많은 실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실들은 서로 의존해 있으면서도 결코 다른실과는 뒤섞이지 않고 제갈길을 따라 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완성된 하나의 천조각을 이루는것은 각각의 실들 사이에 존재하는 이러한 질서와 조화이다. 이러한 조화가 없는 실의 혼합은 한다발의 폐물이나 쓸모없는 넝마 조각에 지나지 않을것이다. 우리 69회 720 가닥의 실들이 모인다면 하나의 천조각과 같이 모양을 이루고 모양으로서 기능을 발휘하는 귀한 역할을 할수있지않을까? 다른 실의 굵기와 길이에 너무 연연 하지말구 조화로운 천을 구성하는 각자의 중요한 한가닥의 역할만을 기뻐하며 말이다. 실 한오라기가 풀어지면 그천은 그 가치를 잃게 된다. 꼭, 엮어보자...요란하고 세련된 모양은 아니더라도 투박하고 소박한 모양으로라도.. 이제 몇시간 후면 만나게될 종인이와 나는,오늘 밤을 지새며 69회 한귀퉁에서 행복이란 보자기를 엮어 가고 있을것이다. '>